울산 관광버스 화재 참사 고인들의 빈소가 마련된 울산국화원에는 16일 유가족들의 통곡으로 가득했다.
경찰이 유전자 분석을 끝내고 이날 전달한 사망자 유품에서 사망자와 부상자 20명이 중국 여행 중 장자제의 탑 앞에서 다함께 찍은 단체사진이 나왔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육동회’ 회원들의 단체사진도 발견됐다. 사진 속에서는 고인과 부상자, 생존자 등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사망자 진성곤씨 부부는 장자제를 배경으로 한쪽 손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는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단체사진은 경찰이 주인을 확인하지 못한 2차 유류품에서 유족들이 찾아냈다.
고(故) 진성곤·박분화씨 부부의 유가족은 중국 여행 때 찍은 부모의 얼굴을 손으로 연신 쓸어내리며 “아버지, 어머니”를 애달프게 불렀다.
유가족 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진민철씨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버스에 남긴 유류품을 받아들고 오열하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진씨는 아버지의 회로판만 남은 휴대전화와 시커멓게 탄 어머니의 금목걸이를 건네받았다. 진씨는 “(불이 났을 때) 이 전화기로 전화라도 했더라면 달려갔을 텐데”라고 울부짖었다.
유족들은 고인의 이름이 호명되고 유품이 건네질 때 한결같이 울음을 터뜨렸고, 서로 부둥켜안고 슬픔을 나누며 위로하기도 했다. 또 일부는 혼절하는 바람에 119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누구나 할 것이 없이 생전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간직하려 단체사진을 휴대전화에 담았다. 유족들은 고인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품을 하나라도 더 찾으려 주인이 확인되지 않은 유류품을 살피고 또 살펴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울산=이영재 조원일 기자
유품 속 타다 만 단체 사진… 유가족 울음바다
입력 2016-10-16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