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타결됐지만… ‘모두가 패자’

입력 2016-10-17 00:05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5개월여 만에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과 특근 거부 등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3조원 이상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 노사는 17일 오후 3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을 갖는다고 16일 밝혔다. 노사는 지난 12일 27차 임금협상에서 3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은 노조가 14일 실시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63.31% 찬성으로 통과됐다.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기본급 7만2000원 인상(기존 개인연금 1만원 기본급 전환 포함), 성과급·격려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지급, 손해배상·가압류 신청 13건 철회 등이다. 8월 하순 부결된 1차 잠정안과 비교하면 기본급 월 4000원이 추가됐다.

노조는 교섭기간 중 파업 24차례, 특근 거부 12차례 등으로 회사를 압박했다. 지난달에는 12년 만에 전면파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은 사상 최대인 14만2000여대, 3조1000여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파업 영향이 크게 반영되는 이달에는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내수 판매는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올해 1∼9월 현대차의 국내외 판매량은 347만93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다. 현대차는 연초에 잡은 연간 판매 목표 501만대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를 합친 글로벌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1.8% 감소하며 18년 만에 처음 역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최근 품질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차가 지난해 6월 생산한 싼타페에서 에어백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미국에서 세타2 엔진 문제로 리콜 및 집단보상 사태가 빚어진 데다 국내에서도 결함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핸들 오작동, 엔진오일 팽창 등에 대한 국토부 조사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미국 특정 생산공장의 문제라 국내 판매 차량은 괜찮다”면서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로 세타2 엔진에 대한 무상 보증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는 투싼, 아반떼, 액센트 등 해외 인기 차종을 앞세워 글로벌 판매량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5세대 완전 변경 모델인 신형 그랜저도 예정대로 다음 달 출시키로 하고 조만간 본격적인 판촉 활동에 들어간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