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피커’ ‘모루밍족’… 최근 추세 반영 다양하게 출제

입력 2016-10-17 00:01
16일 서울 강남구 단국대 사범대 부속고등학교에서 치러진 삼성 직무적성검사를 마친 응시자들이 정문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저성장 저수익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경제상황을 일컫는 신조어는 무엇인가.”

삼성그룹이 2016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한 직무적성검사(GSAT)를 16일 전국 5대 도시(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와 미국 2곳(뉴어크·로스앤젤레스)에서 동시에 실시했다. 과학기술 역사 문제가 다수 출제됐으며 추리와 시각적 사고 영역 문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웠다고 수험생들은 입을 모았다.

시험은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상식 등 모두 5개 영역, 160개 문항으로 140분간 진행됐다.

이번 시험에서는 자신의 실속만 챙기는 ‘체리피커’, 브랜드·상표명이 따로 없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상품인 ‘제네릭브랜드’, 차에서 멀티미디어를 즐기는 ‘인포테인먼트’,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본 뒤 모바일 쇼핑을 하는 ‘모루밍족’ 등 최근 추세를 반영하는 다양한 문제가 나왔다. 역사 문제의 경우 “위화도회군-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임진왜란-산업혁명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라”는 질문도 있었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분의 1에 불과한 초미세 반도체 입자를 뜻하는 퀀텀닷, 증강현실(AR), 국내총생산(GDP),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경제용어도 등장했다.

응시생 최모(28)씨는 “상식과 언어는 문제집과 대체적으로 비슷하게 나와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며 “다만 시각적 사고와 추리 영역이 난해했다”고 말했다. 조모(27)씨는 “시각적 사고 영역에서 종이를 접고 펼쳤을 때 어떤 형태가 나오는지를 맞히는 문제가 특히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이번 GSAT는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 이후 처음 치러진 시험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응시생들도 삼삼오오 모여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모(26)씨는 “아직까지 발화 원인을 찾지 못한 것은 잘못됐지만 삼성 측의 신속한 대처가 보기 좋았다”며 “이번 위기를 충분히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모(25·여)씨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피해액이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며 “내부적으로 해결점을 찾으면 금방 회복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GSAT를 통과한 이들을 대상으로 임원·직무역량·창의성 면접 등을 거쳐 11∼12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 측은 정확한 채용 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은 1만4000명 정도였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