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 가정 회복 위해 사모들 나섰다

입력 2016-10-17 20:55
최근 하이패밀리와 MOU를 맺고 가정사역을 시작한 센터장들. 왼쪽부터 박선의(서산 한아름센터) 노영희(부산 에파타해피홈) 원장, 김향숙 하이패밀리 공동대표, 김명옥(인천 해피하우스) 한성주(인천 힐링컴플렉스센터) 원장. 강민석 선임기자
인천 남동구 인주대로 하늘담은교회에서 지난 13일 열린 ‘아내행복교실’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김보연 인턴기자
“결혼한지 10년이나 됐지만 남편과 깊은 대화가 힘들고 집안일로 무기력해졌어요. 어떻게 해야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난 13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주대로 하늘담은교회 예배실에서 열린 ‘아내행복교실’의 한 참석자가 던진 질문이다. 결혼 10년차 주부 6명이 모인 아내행복교실에서 이들은 시댁과의 갈등, 자녀양육의 어려움, 부부관계의 매너리즘 등을 토로했다.

한성주(48) 힐링컴플렉스센터 원장은 주부들에게 “가장 많은 것을 공유해야 하는 남편과 대화의 벽을 쌓고 자녀 이야기 등 일상적 대화만 하는 주부들이 많다”면서 “부부끼리 속내를 이야기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고 문제를 해결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믿음의 가정을 꾸렸다면 예배를 매일 드리고 하나님 안에서 같은 비전과 소망을 품고 나아가야 한다”며 “삶의 목표가 없으면 아무 생각 없이 살게 된다. 먼저 부부끼리 꿈과 비전을 설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내행복교실은 하늘담은교회 사모인 한 원장이 최근 힐링컴플렉스센터를 개소한 뒤 지역 주민을 위해 처음 연 가정사역 프로그램이다. 지난 6일 시작돼 다음 달 4일까지 다섯 차례 열린다. ‘돕는 배필’ ‘남편 바로보기’ ‘쓴 마음의 치유’ 등의 주제를 다룬다. 모임 때마다 3시간씩 강의와 나눔, 신체를 이용한 동작치료 등을 진행한다. 한 원장은 2010년 교회를 개척한 뒤 부부행복교실, 아내행복교실 등을 운영하고 상담 등을 해왔다.

임현숙(36)씨는 “가정생활에 필요한 부분들을 성경 말씀에 근거해 배우니 남편과의 관계도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수정(39)씨도 “남편에게 편지쓰기 등 매주 과제를 하며 삶에 기쁨과 변화가 생기고 있다”면서 “주변의 비신자 주부들이 가정 문제를 해결 받고 싶다며 모임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교회에 이런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교회의 가정사역에 대한 성도와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국 5개 교회들이 지난 6월 하이패밀리(공동대표 송길원 김향숙)와 MOU를 체결하고 가정사역센터를 발족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인증한 가정사역사 자격증을 취득한 각 센터장은 하이패밀리의 콘텐츠를 전수받아 자립·전문·지속적 가정사역을 시행한다. 5개 센터 중 한 원장을 비롯해 4개의 기관 대표가 교회 사모다.

최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만난 4명의 센터장은 지역 구성원의 필요에 맞는 가정 사역을 실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선의(40) 서산 한아름센터 원장은 “지역에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이 70명 정도 된다”며 “알코올 중독과 가정폭력 등으로 고통 받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정서 및 언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역의 다문화가정과 조손가정의 회복을 위해 섬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옥(55) 인천 해피하우스 원장은 교회 소모임을 인도할 수 있는 가정사역자 양성을 위해 평신도 14명과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김 원장은 “인천 하나비전교회에서 장애인 사역을 시작할 때부터 가정사역을 병행해왔다”며 “지역 내 비신자들이 교회의 가정사역 프로그램에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특히 탈북민 가정의 치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영희(58) 부산 에파타해피홈 원장은 “여성도들이 가정 문제로 힘들어하지만 교회에서 해결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혼자 사역을 감당할 수 없어 함께할 사역자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성도와 지역주민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가정사역센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인천=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김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