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19시간 뒤’ 발표 한·미 정보공유에 문제?
입력 2016-10-17 00:03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지난 15일 실시한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을 16일 오전 7시44분쯤 공개했다. 발사 후 19시간이 흐른 뒤다. 북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1시간 만에 공개한 지난달 발표와는 대조적이다.
군이 미사일 종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비판받았던 것을 감안, 신중을 기하느라 늦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한·미 정보 공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합참이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한 시각은 미국 발표보다 3시간 정도 늦었다. 미 전략사령부는 오전 5시쯤 성명을 통해 북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밝혔다.
합참은 지난달 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자 1시간 만에 공개했다. 지난 8월 24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을 때도 1시간여 만에 발표가 이뤄졌다.
합참은 “정확한 탄도미사일 기종 파악에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미사일이 발사 직후 폭발함에 따라 기종 파악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합참은 지난달 북한이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노동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 북한이 노동신문에 공개한 미사일 발사 사진을 분석한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노동미사일이 아니라 스커드미사일 개량형인 ‘스커드-ER’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혼란 상황이 연출되면서 합참이 곤욕을 치른 적 있다.
미국 측이 제때 미사일 발사 정보를 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번 경우처럼 북한 미사일이 발사 직후 폭발하면 우리 군이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우리 군 자산은 지상에 배치된 ‘그린파인’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와 해군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PY-1 레이더다. 하지만 지구 곡률상 이들 레이더는 북한 미사일이 일정 궤도 이상 올라와야만 탐지가 가능하다.
반면 미국은 군사위성과 첨단 정보정찰기 등 다양한 정찰 수단으로 북한 움직임을 정밀 탐지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의 독자적인 정찰자산이 확보되지 않는 한 미국 정찰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주요 정보들은 대부분 공유되지만 핵심적인 정보는 일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