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리는 접전이었다. 16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마지막라운드에서 카를로타 시간다(26·스페인)와 재미교포 앨리슨 리(21)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시소게임을 펼쳤다. 결국 명승부 끝에 시간다가 LPGA 투어 첫 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시간다는 마지막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고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시간다는 앨리슨 리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아버지가 아일랜드계 혼혈이고, 어머니가 한국인인 앨리슨 리는 어머니의 나라에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연장 승부 끝에 고배를 마셨다.
마지막라운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앨리슨 리가 크게 앞서 있었다. 시간다와는 무려 5타차 1위로 티박스에 나왔다. 하지만 시간다는 최종 라운드에서 신들린 샷을 선보이며 야금야금 격차를 좁혔다. 1번홀에서 약 4m짜리 버디를 성공시킨 뒤 3번과 5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았다. 6번홀에서도 거침없이 버디를 성공시키는 등 10번홀까지 버디만 무려 6개를 잡아내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그 사이 앨리슨 리가 주춤했다. 6, 7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한데 이어 9번 홀과 10번 홀에서도 연속 보기로 선두를 내주며 무너지는 듯 했다.
그런데 잘 나가던 시간다도 위기를 맞았다. 파4짜리 14번 홀에서 한 벙커샷이 벙커 턱에 걸리면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16번홀에서도 티샷이 러프로 가면서 또다시 보기를 적어냈다. 마지막 기회를 잡은 앨리슨 리가 15번홀과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동타를 이루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 18번홀. 시간다가 투온을 시도하다 두 번째 샷을 러프로 보내 보기에 머물며 앨리슨 리가 생애 첫 승을 거머쥐는 기회를 맞았다. 파만 해도 이길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앨리슨 리도 세 번째 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는 결정적인 실수로 연장까지 끌려갔다.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앨리슨 리는 계속 끌려갔다. 티샷과 세컨드샷이 모두 러프에 빠졌다. 결국 앨리슨 리의 세 번째 샷은 그린을 벗어났고, 시간다는 핀에서 2m 거리에 공을 올려 놓았다. 앨리슨 리는 회심의 칩 샷을 때렸지만 홀 옆에 아슬하게 멈췄다. 결국 시간다가 버디를 성공시키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모규엽 기자
시간다, 생애 첫 LPGA 우승 트로피
입력 2016-10-16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