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역 인근 새꿈어린이공원에서 찬양 잔치가 벌어졌다. 하얀 와이셔츠에 파란 청바지를 입은 더힘합창단(The HIM Choir) 단원이 쪽방주민 300여명 앞에서 평소 갈고 닦은 노래와 연주솜씨를 뽐냈다.
지휘자 노수영(58·서울대동문합창단 지휘자) 열림교회 집사의 지시에 따라 성가 10여곡을 부르는 단원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대중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 ‘만남’을 부르자 주민들의 표정이 더욱 밝아졌다.
합창단장 이중배(58·CM디자인 대표) 사랑의교회 안수집사는 “저희들이 기도하며 정성으로 준비한 노래로 여러분에게 위로와 작은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쪽방주민의 생활에 필요한 바퀴벌레약과 부탄가스, 된장과 고추장, 커피믹스 김 물티슈 떡 등을 담은 300세트도 선물했다. 이를 위해 단원들은 지난 달 24일 애장품을 기부하는 바자를 열고 300만원을 마련했다.
쪽방주민 강모(58)씨는 “옆방사람 부축을 받고 나왔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선물까지 받으니 어릴 때 다니던 교회생각이 나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
더힘합창단이 출범한 것은 2014년 2월이다. 단원들은 1970∼80년대 까까머리 학창시절, 서울 용산구 동자동 동암교회(옛 대창교회)에서 믿음생활을 했던 교인들이다. 결혼과 직장, 이사 등으로 30∼40년 뿔뿔이 흩어져 지내다 예수 마음을 품고 ‘착한 일’을 해보자며 의기투합했다.
이 단장의 제안에 강원도 춘천과 원주, 전북 전주, 부산 등에서 천리 길을 마다하고 친구와 선·후배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모여 함께 창단했다. 현재 40여명이 매달 첫째와 셋째, 다섯째 월요일 모 교회에서 연습을 하고 장애인시설, 교회 등을 찾아 연주하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더힘합창단, 쪽방 주민 위해 찬양잔치… 생필품 담은 선물세트도 제공
입력 2016-10-16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