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내 부엌과 거실 소속”…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황당 발언

입력 2016-10-16 21:16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내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째려보고 있다. AP뉴시스

무함마두 부하리(73·사진)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 능력을 비판한 아내를 “(특정 정당이 아니라) 내 부엌에 소속된 사람”이라고 지칭해 성차별 구설에 올랐다.

부하리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 아내가 어느 당 소속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부엌과 거실, 그리고 또 다른 방에 소속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퍼스트레이디인 아이샤(45)가 BBC 인터뷰에서 남편의 리더십에 실망했다며 재선을 돕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이 묻자 내놓은 답변이었다.

옆에 서 있던 메르켈 총리는 노골적인 여성 비하 발언에 놀란 듯 부하리 대통령을 잠깐 노려본 뒤 헛웃음을 지었다.

198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가 2년 만에 쿠데타로 쫓겨났던 부하리 대통령은 30년 만인 지난해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용치료사 겸 작가인 아이샤는 BBC 인터뷰에서 남편의 내각 구성에 외부 압력이 작용했다면서 “계속 이런 식이라면 2019년 대선 때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하리 대통령은 “모든 반대파를 만족시키고 정부에 참여시키기란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