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두 부하리(73·사진)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 능력을 비판한 아내를 “(특정 정당이 아니라) 내 부엌에 소속된 사람”이라고 지칭해 성차별 구설에 올랐다.
부하리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 아내가 어느 당 소속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부엌과 거실, 그리고 또 다른 방에 소속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퍼스트레이디인 아이샤(45)가 BBC 인터뷰에서 남편의 리더십에 실망했다며 재선을 돕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이 묻자 내놓은 답변이었다.
옆에 서 있던 메르켈 총리는 노골적인 여성 비하 발언에 놀란 듯 부하리 대통령을 잠깐 노려본 뒤 헛웃음을 지었다.
198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가 2년 만에 쿠데타로 쫓겨났던 부하리 대통령은 30년 만인 지난해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용치료사 겸 작가인 아이샤는 BBC 인터뷰에서 남편의 내각 구성에 외부 압력이 작용했다면서 “계속 이런 식이라면 2019년 대선 때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하리 대통령은 “모든 반대파를 만족시키고 정부에 참여시키기란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아내는 내 부엌과 거실 소속”…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황당 발언
입력 2016-10-16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