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 인명 구한 의인들

입력 2016-10-17 00:09
15일 청주의 한 상가주택 건물 화재 현장에서 김기운씨(왼쪽)와 또 다른 남성(오른쪽)이 식당 간판에 몸을 의지한 채 30대 여성을 보호하고 있다. 청주서부소방서 제공

불길 속에 갇힌 30대 여성이 용감한 이웃의 도움으로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

16일 청주서부소방서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15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4층짜리 상가주택 2층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안 A씨(35·여)는 대피하려 했지만 이미 현관 쪽으로 불길이 퍼졌고 연기가 자욱해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었다.

A씨는 베란다 창문을 통해 ‘살려 달라’고 소리치며 도움을 요청했고, 이를 듣고 달려온 김기운(51)씨 등 이웃 2명과 119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김씨와 또 다른 남성은 건물 우수관을 타고 올라가 식당 간판을 밟고서 A씨의 집 앞 창문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창밖 구조물에 빠져나와 있던 A씨가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A씨를 지켰다. 또 유독가스가 나오지 않게 창문을 닫는 등 A씨가 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 다른 남성은 119구조대가 구조에 나선 뒤 현장을 떠났다.

구조대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도착하니 김씨 등이 좁은 간판 위에 서서 정신이 혼미한 A씨를 보호하고 있었다”면서 “구조가 조금만 더 늦었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이날 불은 집 내부 58.79㎡를 태운 뒤 25분 만에 진화됐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