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에 갇힌 30대 여성이 용감한 이웃의 도움으로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
16일 청주서부소방서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15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4층짜리 상가주택 2층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안 A씨(35·여)는 대피하려 했지만 이미 현관 쪽으로 불길이 퍼졌고 연기가 자욱해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었다.
A씨는 베란다 창문을 통해 ‘살려 달라’고 소리치며 도움을 요청했고, 이를 듣고 달려온 김기운(51)씨 등 이웃 2명과 119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김씨와 또 다른 남성은 건물 우수관을 타고 올라가 식당 간판을 밟고서 A씨의 집 앞 창문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창밖 구조물에 빠져나와 있던 A씨가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A씨를 지켰다. 또 유독가스가 나오지 않게 창문을 닫는 등 A씨가 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 다른 남성은 119구조대가 구조에 나선 뒤 현장을 떠났다.
구조대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도착하니 김씨 등이 좁은 간판 위에 서서 정신이 혼미한 A씨를 보호하고 있었다”면서 “구조가 조금만 더 늦었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이날 불은 집 내부 58.79㎡를 태운 뒤 25분 만에 진화됐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화마 속 인명 구한 의인들
입력 2016-10-17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