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61·사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가 안토니우 쿠테흐스 신임 유엔 사무총장의 유엔 사무 인수팀장으로 선임됐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재임기간을 함께한 측근이자 한국 여성 사상 유엔 내 최고위직으로서 연이어 중책을 맡게 됐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는 구테흐스 사무총장 당선인이 내년 1월 제9대 사무총장 취임에 앞서 유엔 사무 인수를 담당할 인수팀(transition team)을 구성하면서 강 사무차장보를 팀장으로 임명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강 사무차장보는 지난 5월 반 총장의 방한 일정 당시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 오준 유엔대표부 대사 등과 함께 수행한 ‘반기문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반 총장 재임기간 동안 유엔 산하 주요 기관 고위직으로 일하며 그를 보좌했다. 그는 선임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반 총장 아래에서 활동한 게 밑거름이 돼 구테흐스 당선인 인수팀을 맡게 됐다”며 “두 분께 모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이화여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미국 매사추세츠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영문과 조교수를 거쳐 1998년 당시 외교통상부 국제전문가로 특채됐다.
외교부에 근무하며 홍순영 외교장관 재임 시 장관보좌관을 지냈고, 2005년 국제기구정책관(현 국제기구국장)으로 임용돼 외교부 사상 두 번째 여성 국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 사무차장보는 2006년 말 코피 아난 전임 유엔 사무총장 재직 말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판무관으로 발탁돼 유엔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1년부터 OHCHR 부대표를 역임하다 2013년 전 세계 재난 대처를 위한 유엔 산하 기구인 OCHA로 적을 옮겨 2014년 4월 이후 OCHA 사무차장보로 활동해 왔다.
강 사무차장보는 언론을 통해 “10월 말로 유엔 업무를 마치고 귀국 준비를 하던 차에 당선인 측의 전화를 받고 인선을 알게 됐다”며 “기대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당선인과는 강 사무차장보가 OHCHR에서 일하던 시절 2005년부터 10년간 유엔 난민기구(UNHCR) 최고 대표로 있던 당선인과 업무상 교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난 전 총장에 이어 반 총장과 후임 구테흐스 당선인까지 3명의 총장을 모시게 된 강 사무차장보는 향후 인수팀장으로서 업무 인수인계와 신임 총장의 중점 업무구상 등 주요 실무를 총괄하게 될 전망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강경화 사무차장보, 유엔 사무총장 당선인 인수팀장에 선임
입력 2016-10-17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