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7번째 무수단’ 발사 수초 만에 폭발
입력 2016-10-17 00:03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북한이 15일 낮 12시33분쯤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은 수초 만에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달 5일 노동미사일 3발을 발사한 지 40일 만이다. 무수단 미사일 발사는 6월 22일 이후 115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고각도로 발사해 최대 1413㎞까지 쏘아올렸으며 비행거리는 400㎞였다. 북한은 이번 발사까지 포함해 무수단 미사일을 모두 7번 발사했지만 군 당국은 단 한 번만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 3500㎞ 이상으로 한반도 유사시 미군 전력이 투입되는 태평양상 괌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대북 강경론이 일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지난달 5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미국 내에서는 북한의 군사적 능력이 진전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론과 함께 ‘선제공격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핵 공격을 하면 바로 죽는다”고 경고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고 존엄’ 모독에 대한 반발로 군사적 시위에 나섰다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 당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러셀 부차관보 발언에 대해 “우리에 대한 최고의 도전이고 선전포고를 실행에 옮기는 적대행위”라며 “미국이 우리에게 덤벼드는 순간 백악관부터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음달 8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도발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차기 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아울러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된 것과도 무관치 않다. 한·미는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지난 10일 사상 처음 한반도 전 해역에서 해군 및 육군, 공군 전력이 투입된 대규모 훈련을 시작해 15일 종료했다. 항공모함까지 참여한 이번 훈련에서 한·미는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했다. 따라서 북한이 이 같은 훈련에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했을 수도 있다.
무수단 미사일 기술 진전을 위한 시험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차 발사 당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중거리 미사일로서 파괴력을 가지려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해야 한다.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북한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과시해 위협 수준을 높이려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시험발사가 실패함에 따라 북한이 조만간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군 당국은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