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가을은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계절이라는 인식이 많다. 황사가 잦은 봄, 본격적인 난방이 이뤄지는 겨울에 비해 가을은 청명한 날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가을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질환을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미세먼지는 10월 중순 이후부터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라고 하면 주로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은 많이 알려진 반면, 심장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많이 부각되지 않은 탓일 것으로 여겨진다.
호흡기로 들어온 초미세먼지는 혈관으로 침투해 피돌기를 따라 허혈성 심장질환과 심부전 발생 위험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심장혈관계 만성질환자의 경우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당뇨나 비만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이나 고령자일 경우 그 위험도는 훨씬 더 높아진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혈관으로 침투하게 되는데, 이 때 심장혈관에도 손상을 주면서 협심증이나 뇌졸중 유발 위험을 높인다. 질병관리본부의 ‘미세먼지/황사 건강피해 예방 및 관리 권고지침’에 따르면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위험이 약 30∼80% 증가한다.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 및 심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선 미세먼지가 많은 환경에 노출되지 않게 최대한 애써야 한다. 특히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나 대기오염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활용, 미세먼지 발생 상황을 먼저 파악하고 ‘나쁨’ 예보가 있을 경우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 야외활동을 하게 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만성 심장혈관질환자의 경우 마스크 착용 시 자칫 호흡곤란 등이 올 수도 있으므로 사전에 의사와 상담한 후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인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최규영 H+양지병원 순환기내과 과장,그래픽=전진이 기자
[헬스 파일] 미세먼지, 심장질환의 적
입력 2016-10-17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