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대표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가 ‘어촌편 시즌3’로 돌아왔다. 어촌으로 간 세 남자의 소박한 일상이 펼쳐진다. 속 깊은 맏형 이서진(45), 든든한 둘째 에릭(본명 문정혁·37), 천진한 막내 윤균상(29). 누구도 상상 못한 이 조합을 완성해낸 나영석 PD의 감(感)은 경지에 오른 듯하다.
‘삼시세끼’ 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은 일찌감치 고조됐다. 앞서 방영된 정선편(1∼2), 어촌편(1∼2), 고창편이 매번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탓이다. 케이블방송 예능 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13.3%)도 보유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이서진이 ‘tvN10 어워즈’ 예능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대는 빗나가지 않았다. 지난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4일 방송된 ‘삼시세끼-어촌편3’ 1회 평균 시청률은 12.6%(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다. 최근 대다수 지상파 예능이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 이 같은 스코어는 괄목할만하다.
새 멤버로 꾸려진 ‘서지니호’는 전남 고흥군에 위치한 득량도로 향했다. 농촌을 떠나 처음 어촌으로 가게 된 이서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배 운전 면허증까지 땄다. 30가구 남짓 거주하는 작은 섬마을에 도착한 세 남자는 오순도순 끼니를 해결해나간다. 바다에서 직접 잡아온 해산물로 요리를 한다. 냉장고나 가스레인지가 없어도 찬물과 아궁이가 있으니 그만이다.
에릭은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이다. 윤균상은 예능 출연이 처음이다. 초반 다소 어색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나 PD는 이조차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각자의 특성에 맞는 캐릭터를 부여하는 게 그의 필살기. 이번에도 역시 통했다.
요리 담당이 된 숨은 능력자 에릭은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매사에 꼼꼼하고 신중한데다 자상하기까지 했다. 힘센 막둥이 윤균상은 의욕 넘치는 머슴 이미지를 얻었다.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내며 뭐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그려졌다.
이서진은 과연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뽐냈다. 김첨지 같은 그의 따스한 매력에 눈을 떼기 어렵다. 세상만사에 무심한 듯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어느새 자리를 옮겨 조용히 궂은 일을 하고 있다. 어리바리한 동생들이 답답할 법한데 싫은 소리 한 번을 안 한다. 중간 중간 재치 있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서진은 새로운 팀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MBC 드라마 ‘불새’(2004)에서 호흡 맞췄던 에릭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잘 따라는 후배”라고, 처음 인연을 맺게 된 윤균상에 대해서는 “성실하고 순수한 친구”라고 칭찬했다.
과거 “난 사실 ‘삼시세끼’가 100% 망할 줄 알았다”고 여러 차례 고백했던 이서진은 “내가 프로그램 보는 눈이 없는 게 확실한 것 같다. 이번에도 잘 되지 않겠나. 나 PD가 운은 좋은 거 같다”고 웃었다.
권남영 기자
돌아온 이서진과 요리사1x머슴1… 참 따듯한 ‘삼시세끼’
입력 2016-10-16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