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샤인’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으로 손흥민은 슈퍼스타로 발돋움할 역량을 갖췄음을 증명했다.
EPL 사무국은 14일(한국시간) “EA 스포츠 9월의 선수로 손흥민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선수가 됐다. 그의 우상 박지성은 물론 이영표와 나카타 히데토시(이상 은퇴) 등도 이 상을 타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선수가 받은 적은 딱 한 차례 있다. 2010년 2월 당시 풀럼 소속이었던 마크 슈와처(호주)가 이 상을 받았다. 하지만 호주는 지정학적으로 오세아니아에 속한다. 따라서 손흥민의 수상은 아시아 선수 최초라고 할 수 있다.
1994년 8월부터 수여된 이 상은 스타 등용문이다. 가장 많이 받은 선수는 스티븐 제라드(LA갤럭시)다. 그는 리버풀 시절 총 6차례 영예를 안았다. 웨인 루니(맨유)와 로빈 판 페르시(페네르바체)는 5차례 수상했다. 세르지오 아게로(맨시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폴 스콜스, 앨런 시어러(이상 은퇴), 프랭크 람파드(뉴욕시티FC)가 각각 4차례 받았다.
지난 시즌엔 레스터시티의 EPL 우승을 이끌었던 제이미 바디가 10월과 11월 연속 수상했고, 손흥민의 팀 동료인 해리 케인도 2016년 2월 이 상을 받았다. 이번 시즌엔 8월 라힘 스털링(리버풀)이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는 EPL 사무국이 섭외한 전문가들의 투표로 이 상의 주인공이 선정했다. 이번 시즌부터는 전문가 투표 90%, 인터넷 팬 투표 10%로 방식이 바뀌었다. 전문가는 총 20명이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을 비롯해 앨런 시어러, 티에리 앙리, 리오 퍼디낸드, 저메인 제나스 등 축구계 거물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9월 10일 스토크시티와의 EPL 4라운드 원정경기(토트넘 4대 0 승)에 이번 시즌 처음으로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6라운드 미들즈브러 원정경기(토트넘 2대 1 승)에서도 2골을 몰아쳤다.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의 7라운드 홈경기에선 1도움을 올리며 팀의 2대 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지난 9월 한 달 동안 리그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현재 리그 성적은 4경기 출장에 4골 2도움이다.
손흥민은 이 상을 받기 전에도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미들즈브러전서 터뜨린 2골 중 1골은 토트넘 선정 이달의 골로 선정됐다. 또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파워랭킹 1위에 선정됐고, 통계 업체 ‘후스코어드’ 선정 EPL 9월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손흥민은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자신의 몸값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EPL에서 아시아 선수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손흥민은 EPL과의 인터뷰에서 “이 상을 타는 것은 내 꿈이었다”며 “이제 이 상을 두 번, 세 번 더 이상 타고 싶다. 지금과 같은 자신감으로 경기력을 유지하겠다”고 기쁨을 전했다.
이어 “내가 이 상을 탄 첫번째 아시아 선수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 상을 집으로 가지고 가면 가족들이 못 믿을 것이다. (한국 팬들이) 지지를 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손흥민, EPL 점령… 亞 선수 최초 ‘이달의 선수’ 뽑혀
입력 2016-10-14 21:05 수정 2016-10-15 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