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합시다. 치졸합니다.”(권성동 법사위원장)
“치졸요? 뭐라고요!”(박범계 의원)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선거법 재판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으로 중간에 멈춰서는 소동을 빚었다. 대법원 국감은 당초 지난달 26일로 잡혀 있었지만,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에서 촉발된 여야 갈등으로 파행됐었다.
새누리당 소속의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국회의 잘못으로 고등법원·지방법원 (국감을) 다 마치고 대법원에 오게 됐다. 대법원 관계자들께 다시 한 번 사죄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감사를 시작했다.
첫 질의자인 새누리당 주광덕 의원부터 조 교육감 얘기를 꺼냈다. 주 의원은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에게 “조 교육감 항소심 판결이 지난해 9월 4일 선고됐는데, 1년 넘도록 대법원이 판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 처장은 “신속함 못지않게 적정성과 신중함 또한 중요한 요소라는 측면에서 약간 늦춰지는 것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오후 질의에서는 김진태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 의혹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벌금 1500만원이 선고된 양승오 박사 사례를 들면서 “조 교육감 선고유예는 정말 봐주려고 작정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국감 사회를 보던 권 위원장과 주 의원도 “납득할 만한 판결 이유를 대라”며 공격에 가세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범계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해 “위원장까지 나서서 특정 재판에 대한 양형까지 과한 표현으로 지적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의사진행 발언을 하자 권 위원장은 “그만하자. 여야 두 분 두 분 하셨으니까 그만하겠다”면서 “박범계 의원님, 존경하는 박영선 (전 법사)위원장도 매년 이렇게 했다. 그땐 한 번도 문제 제기 안했다. 치졸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치졸요? 뭐라고요”라며 소리쳤고, 권 위원장은 바로 감사중지를 선포했다. 권 위원장은 “법원 대리인 같네. 박범계가 대리인 같아”라고도 했다. 감사는 1시간10분가량 정회한 후 재개됐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동안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대법 국감, 조희연 재판 놓고 “치졸” 설전
입력 2016-10-14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