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이중생활’… 평일엔 초등학교 교단 서고 주말엔 무대에서 찬양 인도

입력 2016-10-16 20:32

평일에는 평범한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하지만 주말만 되면 찬양사역자로 변신한다. 통기타를 들고 전국 곳곳을 누비며 찬양을 인도한다. 방학 때면 해외로 나가 주님의 사랑을 전한다. 찬양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 사람은 최승남(56·인천 참사랑장로교회) 집사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한 카페에서 만난 최 집사는 “찬양을 할 때마다 행복을 느낀다.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할 때마다 치유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교직이 찬양사역자로 활동하기에는 좋은 직업 같아요. 주말 시간이 확실히 보장되고 방학도 있으니까요. 가끔씩 평일에도 저녁시간을 이용해 찬양무대를 인도할 때도 많습니다.”

최 집사는 인천 성리초등학교 4학년 4반 담임교사다. 학부모들도 그가 찬양사역자로 무대에 서는 가수라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다. 최 집사는 “아이들이 나를 연예인 취급할 때도 있다. 제자들이 가끔씩 사인을 해 달라고 조르기도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강원도 강릉 출신인 최 집사는 1981 년 대구교대를 졸업하고 경북 울진 사동초등학교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다.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지만 찬양사역에 관심을 갖진 않았다. 그가 이 분야에 ‘입문’한 건 인천제2교회를 섬기던 96년 이 교회 청년들과 찬양단을 조직하면서다.

이듬해 서울 프레이즈예술신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공부했다. 2004년에는 한 뮤지컬 선교단에 들어가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첫 CCM 음반 ‘노래하는 행복한 선생님 최승남’을 발표했고, 2012년에도 같은 제목의 2집 앨범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대중가요 음반 ‘미소’를 내놓았다.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자비를 부담해 수차례 공연도 열었다.

“교사는 만 62세가 정년이에요. 그때까진 지금과 같은 활동을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교단에서 내려온 뒤에는 찬양에만 주력할 예정입니다. 한국교회의 세대 간 간극을 좁히는 데 제 음악이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언젠가는 그런 노래를 꼭 선보일 겁니다(웃음).”

글=박지훈 기자, 사진=김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