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브래드 쿠퍼 주한美해군사령관 “한반도 군사적 투자 지속 北 돌발 상황 즉각 대응”

입력 2016-10-15 00:02

브래드 쿠퍼(사진) 주한 미해군사령관은 14일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인 투자와 지원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취임한 쿠퍼 사령관은 이날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국내 언론사 중 처음으로 국민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진전에 대해 “중대한 위협이라는 것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오바마정부의 아시아 중시정책은 한반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미국 내 ‘북한 선제타격론’ 여론과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 공격을 하면 바로 죽을 것”이라는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군사작전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쿠퍼 사령관은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한·미 연합 공조체제는 탄탄하다”며 15일 종료되는 한·미 해군 연합훈련 ‘2016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의 규모와 내용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 해군은 북한 도발 등 어떤 돌발 상황에도 언제 어느 곳에서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시작된 불굴의 의지 훈련은 사상 처음으로 한반도 전 해역에서 실시됐으며 미7함대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와 한국 세종대왕함 등 50여척의 함정과 항공 전력이 참가했다.

쿠퍼 사령관은 "불굴의 의지 훈련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훈련에 이어 15일부터 22일까지 경남 진해와 부산에서 한·미 양국을 포함한 8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기뢰훈련'도 실시된다.

쿠퍼 사령관은 주한 미해군사령부가 지난 2월 19일 부산 해군작전기지 내로 옮긴 뒤 한·미 해군의 연합작전 능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 해군은 매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시시각각 북한에 대한 위협 평가를 공유하고 연합작전과 훈련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양국 군이 하나의 작전기지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 자체가 한·미동맹의 확고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한 미해군사령부는 평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통해 북한 위협 대비 억제력을 제공하고 유사시 증원전력의 한반도 전개 시 조정·통제 역할을 하게 된다. 미국 핵잠수함이 우리 작전구역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협의도 한다.

쿠퍼 사령관은 부산 사령부와 서울 용산에 있는 주한 미해군사령부 집무실을 오가며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1989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임관한 뒤 아프가니스탄 내무장관 미 보좌관, 미 아프리카사령관 보좌관, 미 태평양함대사령관 부관을 역임했으며 순양함 USS 게티스버그호 함장, 이지스함 USS 피츠제럴드호 작전관을 역임했다. 한국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은 매력적인 나라"라고 했다. 또 한국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자녀들이 부임 후 부산 해운대 등의 사진을 보내주자 바로 다음 날 한국에 가겠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주한 미해군사령관 집무실 건물 앞에는 이순신 제독 동상이 서 있다. 1985년 당시 찰스 혼 주한 미군해군사령관이 한국 해군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하기 위해 동상을 세웠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