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피살된 한인 3명 수사 대상 150억대 사기 피의자

입력 2016-10-14 18:17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 3명이 국내에서 150억원대 다단계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부살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 사탕수수 밭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A씨(48)와 B씨(49·여), C씨(52)는 서울 송파경찰서와 수서경찰서에서 다단계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들 3명은 지난해 강남구 역삼동에서 J법인을 설립하고 A씨가 대표, B씨가 상무, C씨가 전무를 맡았다. 이들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해외통화 선물거래(FX마진거래) 투자금을 모은 뒤 잠적했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피해금액은 약 150억원이다. 피해자들은 지난 8월부터 3명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살해된 3명은 투자자들의 고소 소식을 듣고 필리핀으로 출국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A, C씨는 지난 8월 16일 출국해 홍콩을 거쳐 필리핀에 입국했고, B씨는 3일 뒤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국내 피해자들이 살인을 청부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필리핀 경찰은 “세 명의 살해 방식이 총격 후 바로 도주하는 필리핀의 청부살인과 양상이 다르다”는 의견을 우리 경찰에 전달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