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에 부는 클롭 돌풍… 리버풀 지휘 1년 플레이 스타일 바꿔

입력 2016-10-15 04:00

1945년 영국에서 발표된 뮤지컬 ‘회전목마’에 나오는 노래 ‘You will never walk alone’을 들으면 떠오르는 축구 클럽이 있다. 바로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1부 리그 18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구단이다. 하지만 최근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은 브렌던 로저스 감독 시절이었던 2013-2014 시즌 루이스 수아레스(FC 바르셀로나), 스티븐 제라드(LA 갤럭시),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등을 앞세워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 2위에 오르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이 떠난 후 다시 쇠락해 최근 두 시즌 동안 각각 6위와 8위에 그쳤다. 리버풀 수뇌부가 구원투수로 데려온 사령탑은 위르겐 클롭(49·사진)이었다.

클롭은 지난 8일로 리버풀 부임 1년을 맞았다. 클롭 체제에서 프리미어리그 37경기를 치른 리버풀은 체질이 확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5승1무1패(승점 16)으로 4위에 올라 있다. 3위 아스날과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에서 1골 뒤져 있다.

2008년 7월부터 7년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를 이끈 클롭은 리그 2회 우승(2010-2011, 2011-2012)와 DFB포칼, 슈퍼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명장이다.

클롭은 리버풀에 입성하자마자 선수단과 플레이 스타일을 개혁했다.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OGC 니스)를 포함해 14명의 선수를 이적시켰다. 대신 로리스 카리우스, 요엘 마팁 등 분데스리가에서 눈여겨봤던 옥석들을 대거 불러들여 새판을 짰다. 클롭은 뛰어난 동기부여로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데 능하다. 리버풀 미더필더 아담 랄라나는 “클롭 감독은 훈련장에서 무척 다정하다. 그는 스스럼없이 선수들을 안아 주는데, 이는 선수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자신이 감독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엄청한 노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클롭은 게겐 프레싱(독일어의 게겐 ‘gegen’과 영어의 프레싱 ‘pressing’을 합성한 용어로 강도 높은 압박축구를 뜻함)이라는 독특한 경기 운영 스타일로 유명하다. 게겐 프레싱은 단순히 강한 압박으로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볼을 가진 상대 선수는 물론 패스를 받을 상대 선수까지 차단한 뒤 빠른 역습으로 결정적인 공격까지 가하는 것이다.

리버풀은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게겐 프레싱을 연마했다. 선수들은 역습 훈련을 반복했다. 훈련이 진행될수록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 빨라지고 날카로워졌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18골을 넣어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게겐 프레싱은 체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전술이다. 이 때문에 클롭은 선수들의 체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기존 1일 2회 훈련을 3회로 늘렸다. 밤 경기를 위해 오후 1회, 밤 2회 훈련을 하기도 했다. 클롭이 경기가 끝난 뒤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선수들이 뛴 거리를 확인하는 것이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정신력과 체력은 경기력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이 뛰는 팀으로 평가받는다.

리버풀은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4시 ‘영원한 앙숙’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8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