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팝 가수 밥 딜런(75)이 올해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대중가수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01년 노벨상 시행 이후 처음이며, 미국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93년 토니 모리슨 이후 23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13일 오후 8시(한국시간) 올해 노벨상 발표의 마지막 순서로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면서 밥 딜런의 이름을 호명했다. 한림원은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속에서 새로운 시적인 표현들을 창조해 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실제로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긴 어려웠지만 그가 1997년 이후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온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그의 노래는 주제와 가사에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영국 도박사이트 래드브로크스는 올해 그를 수상 후보 22위에 올려놓았다. 앞서 2008년 퓰러처상위원회는 대중음악과 미국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밥 딜런에게 퓰리처상 특별상을 수여했다.
밥 딜런은 1941년 미국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출생해 유대계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했다. 1962년 첫 앨범 ‘밥 딜런’을 선보인 이후 팝 음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수많은 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인간, 종교, 정치, 사랑, 반전, 반핵 등과 같은 주제로 앨범을 만들어왔다. ‘바람만이 아는 대답’ 등 그의 노래들은 60, 70년대 미국 민권운동과 반전운동의 주제가가 됐다.
한림원은 그의 생애에 대해 “딜런은 아이콘이었다. 팝 음악에 미친 그의 영향력은 심오하고 그의 가사는 지속적으로 비평문학의 대상이었다”고 평가했다. 노벨문학상이 시나 소설을 쓰는 픽션 작가들을 비껴간 것은 지난해 논픽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수상 이후 두 번 연속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깜짝’ 노벨문학상… 美 가수 겸 시인 밥 딜런
입력 2016-10-14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