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노벨문학상… 美 가수 겸 시인 밥 딜런

입력 2016-10-13 21:28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팝 가수 밥 딜런이 2012년 5월 2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팝 가수 밥 딜런(75)이 올해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대중가수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01년 노벨상 시행 이후 처음이며, 미국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93년 토니 모리슨 이후 23년 만이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13일 오후 8시(한국시간) 올해 노벨상 발표의 마지막 순서로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면서 밥 딜런의 이름을 호명했다. 노벨위원회가 이날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속에서 새로운 시적인 표현들을 창조해 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실제로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지만, 그가 몇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온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그의 노래는 주제와 표현에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영국 도박사이트 래드브로크스는 올해 그를 수상 후보 22위에 올려놓았다.

현대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밥 딜런은 1941년 5월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출생해 유대계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했다. 1962년 첫 앨범 ‘밥 딜런’을 선보인 이후 30여년간 현대 팝 음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수많은 앨범들을 발표했다. 그는 인간, 종교, 정치, 사랑, 반전, 반핵 등과 같은 주제를 담아 앨범을 만들었다. 사회성과 문학성이 가득한 그의 가사는 ‘리릭스(Lyrics)’라는 제목의 책으로 연작 출간됐다. 그는 화가, 배우, 작가로도 활동했다.

노벨위원회는 그의 생애를 설명하면서 “딜런은 아이콘이었다. 팝 음악에 미친 그의 영향력은 심오하고, 그의 가사는 지속적으로 비평문학의 대상이었다”고 평가했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6일로 예정됐던 문학상 발표를 1주일 연기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