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1%대 저리대출 90%가 공무원

입력 2016-10-13 21:04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이른바 ‘황제 대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NH농협은행에서 1%대 금리 신용대출을 받은 상위 100명 중 90명이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연 1%대 신용대출자 100명 중 90명이 공무원, 4명은 공기업 인사였다. 연 1.50∼1.94%로 평균 금리 절반 수준이었다. 위 의원은 “농협은행 신용대출자 105만7888명 중 상위 100위(0.009%) 이내 저리 대출자의 90%가 공무원이라는 건 형평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2014년 6월 농협은행에서 2.7% 변동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지난 8월 기준 금리가 연 1.42%로 적용됐다. 더민주 박용진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2012년 이후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1%대로 취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김 장관의 금리는 농협은행 전체 담보대출자 80만여명 가운데 6번째로 낮다. 농협은행은 우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직업 불문 우대 정책을 사용했고, 김 장관은 변동금리를 선택했기 때문에 금리가 1%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한편 같은 당 민병두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은행권에서 1% 미만 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은 2만1338명이었다. 이 중 1만7768명(83.3%)이 농협 대출자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저금리 대출은 정책자금, 학자금 대출 등에 주로 적용되고, 금리는 은행이 자율로 정하는 것”이라면서도 “금리 산정 적정성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