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집’ 압수수색 나갔더니 대검 차장 집이었다

입력 2016-10-14 00:03
김주현 대검 차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회장의 아버지 집을 매입한 의혹과 관련해 부동산매매계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진경준(49·수감 중)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뇌물’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김정주(48) NXC 회장 소유로 추정되던 고급 빌라에 압수수색을 나갔다가 김주현(54)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집인 것을 알고 철수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김 차장은 김 회장의 부친이 소유했던 이 빌라를 10년 전 매입해 현재도 거주하고 있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이금로 특임검사팀이 지난 7월 12일 김 회장 주거지에 압수수색을 나갔는데 그 집에 검찰 간부가 살고 있었던 게 맞느냐”고 물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그런 얘기를 들었다. 영장을 받을 때와 다른 사람이 살고 있어서 집행을 못했다”고 답했다. 당시 검찰은 김 회장의 자택으로 제주도와 서울 한남동, 반포동 등 3곳을 지목하고 압수수색영장을 들고 찾아갔으나, 반포동 D빌라의 경우 건물 관리인 등을 통해 김 차장이 사는 곳으로 확인돼 바로 돌아왔다. D빌라는 김 회장 명의의 휴대전화 가입 주소지였다고 한다. 넥슨 측은 “김 회장이 본인 이름으로 부친 휴대전화를 개설해 주면서 주소지를 부친 주소로 적었다. 이를 바꾸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김 회장의 부친인 김교창 변호사가 1991년부터 소유했던 D빌라를 2006년 10월 11억1000만원에 샀다. 금 의원은 “김 차장은 2006년 법무부 검찰과에서 진경준과 함께 근무하던 직속상관이었다”며 “넥슨과 검사들의 거래에 모두 진경준이 등장하는데, 이게 자연스럽게 보이냐”고 따졌다.

김 총장은 “여러 풍문이 있어 대검 감찰본부를 시켜 부동산을 어떻게 구입했는지, 대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구입 가격이 적정했는지 등 진상을 확인해 봤지만 비위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국정감사에서 아무런 근거나 사실 확인도 없이 이런 의혹을 제기한 데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자료를 내고 국감장에서도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2006년 전세를 살던 아파트를 비워주게 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인근의 D빌라를 소개받았다”며 “김교창씨는 잔금과 등기서류를 주고받는 날 한번 봤을 뿐이고, 김정주라는 이름은 들어본 일이 없는데 뭐를 더 설명해야 하나”라고 했다. 이어 “90년대 초에 분양받은 경기도 아파트를 팔고, 전세보증금과 은행대출 등으로 돈을 마련했다”면서 주택 매매계약서와 송금영수증, 대출통장 등 10년 전 거래 서류도 공개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