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특성화·마이스터高 학생 취업률 7년 연속 상승”… ‘직장의 질’ 지표 빠진 반쪽 통계

입력 2016-10-13 18:38

교육부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등학생 취업률이 7년 연속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고용 형태와 얼마나 오래 다니는지 등 ‘직장의 질(質)’에 대한 지표가 빠져 있어 ‘반쪽짜리’ 통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올해 2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일반고 직업반을 졸업한 11만4225명의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5만3504명(47.2%)이 취직했다고 13일 밝혔다.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2009년 16.7%를 기록한 뒤 매년 증가해 왔다.

취업 대신 진학을 선택한 학생은 3만9054명(34.2%)으로 7년 새 가장 낮은 비율이다. 진학자를 제외한 인원으로만 취업률을 산정하면 72%로 지난해 대학 졸업자 취업률 67%보다 높다. 마이스터고 졸업생은 90.3%가 취업에 성공했다. 특성화고 졸업생은 47.0%, 일반고 직업반 졸업생은 23.6%가 취직했다.

취업의 질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정규직 여부’는 공개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일선 학교로부터 고졸 취업자의 정규직·비정규직 내용을 보고받는다.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공식 교육통계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취업의 질을 나타내는 다른 지표인 취업유지율도 공개하지 않는다. 정부는 2013년 ‘취업률 뻥튀기’를 막기 위해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취업률을 조사·발표했다. 6개월 사이 직장을 다니고 있는지를 통해 취업유지율을 파악하는 것이다. 2013년 교육부 통계를 보면 마이스터고 졸업 취업자 3191명 가운데 318명(9.9%), 특성화고 졸업 취업자 3154명 가운데 1141명(36.1%)이 6개월 만에 직장을 그만뒀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면서 2014년부터는 취업률만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유지율은 통계청이 조사하는 법정통계가 아니기 때문에 조사할 수 없다”며 “통계청과 조사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정부가 홍보하기 좋은 자료는 공개하고, 불리한 자료 공개에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