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치료만족도 높지만 비싼 약값에 고통

입력 2016-10-16 20:11
지난해부터 연이어 발생한 C형간염 집단 감염으로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C형간염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C형간염 환자들은 고가의 약값과 부담과 부작용 우려로 스트레스 지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간사랑동우회는 최근 C형간염 인식개선 캠페인 일환으로 ‘C형간염 인식 및 스트레스 지수’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은 C형간염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따른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하고자 이뤄졌다. 간사랑동우회와 닐슨코리아가 공동으로 9월 19일부터 29일까지 C형간염 환자 및 보호자 107명(환자 76명, 보호자 31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신규 경구용 치료제 사용, 환자 만족도 높아

설문 결과 C형간염 진단을 받은 환자 중 76%가량이 현재 치료를 하고 있거나 이미 치료를 받았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이 종합병원 또는 대학병원(77.6%)에서 치료를 받았다. C형간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83%는 치료 성과에 만족하는 것으로 답했다. 이는 신규 경구용 치료제의 치료 성과에 대한 환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보여준다. 조사에 의하면 환자들이 치료에 사용한 약제는 닥순요법(다클린자+순베프라) 15.1%, 하보니 9.4%, 소발디 9.4%, 닥소요법(다클린자+소포스부비르) 1.9% 순이었다.

주요 진단 경로는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개인부담 건강검진(32.9%)과 직장건강검진(23.7%) 등 건강검진이라고 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환자와 보호자의 63.6%는 검진 등을 통한 C형간염 조기 발견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72.0%는 C형간염 진단 후 가족, 주변 지인에게 검진을 권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대표는 “2013년 대한간학회 조사에 의하면 국내 C형간염 검진율은 약 10.4%다. 개인부담 검진이나 직장검진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만성 C형간염 환자들은 여전히 진단 기회에서 배제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C형간염 환자와 보호자는 가장 시급한 지원으로 ‘예방 차원의 국가검진 지원(39.8%)’과 ‘신속한 보험 급여(39.8%)’를 꼽았다. 국가검진 지원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자(94%)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보호자는 전원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윤 대표는 “1년 전 신규 치료제가 등장한 이후 실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가 높았다. 빠른 국가검진 도입으로 잠재 환자를 발굴하고, 진단 받은 모든 환자가 조속히 치료 받아 국내 C형간염 완치의 길을 열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싼 약값 부담 등 질환 스트레스 지수 높아

이번 조사에 따르면 C형간염 환자가 진단 후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은 비싼 약값에 대한 부담이었다. 스트레스 지수를 10점 만점으로 봤을 때 환자들이 비싼 약값으로 느끼는 스트레스 평균값은 중증 이상인 8점이었고, 10점 만점의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한 환자의 비율도 절반(43.4%)에 달했다. 이어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7.97점), 완치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7.8점), 주변 사람에게 전염시킬 우려(7.24점), 치료에 대한 낮은 정보(6.58점)의 순이었다. 윤구현 대표는“C형간염 환자와 보호자들은 비싼 약값 담과 부작용 우려 등으로 치료기간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최근 인터페론 등 기존치료제 대비 부작용은 개선하면서도 완치율은 95% 이상으로 높인 치료제들이 보험급여가 적용돼 환자부담을 낮추는 등 치료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따라서 망설이지 말고 진단 즉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