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을 단종키로 했지만 발화 사고의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노트7 단종과 상관없이 발화 원인을 찾아내 공개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방점은 ‘빠른 발표’보다 ‘정확한 원인’에 맞춰져 있다. 이 문제가 단순히 노트7에 국한되지 않고 내년에 나올 갤럭시S8이나 다른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뛰어난 기능을 탑재하더라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삼성전자 제품이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로선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원인 규명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삼성전자에 부담이다. 각종 억측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대 재생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노트7의 실패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180억 달러(약 20조원)가량 감소했다”면서 “원인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면 액수는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로선 발화 원인이 배터리 외에 다른 부분의 문제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당초 삼성SDI 배터리 일부의 제조 공정상 문제가 있었다고 했지만 중국 ATL 배터리를 사용한 노트7에도 같은 발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원인 규명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체가 매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에만 문제가 발생하자 배터리 문제로 결론 냈다는 것이다.
WSJ는 “삼성전자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스마트폰 안전 기준을 만들고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발표보다 2조6000억원 적은 5조2000억원으로 떨어진 것은 노트7 단종으로 발생한 비용을 전부 반영했기 때문이다. 노트7 교환과 환불 사태를 맞으면서 삼성전자는 물류비, 인건비, 부품 재고 처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됐다. 매출에서 발생한 2조원 감소분은 노트7 판매량을 제외한 데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1조원 이상의 리콜 비용에 단종으로 인한 손실 비용까지 합하면 3조6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IT·모바일(IM) 부문은 3분기에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에 노트7 관련 손실을 전부 반영하면서 4분기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손실 가능성을 줄였다. 4분기부터는 추가적인 재정 부담 없이 사업 계획을 짤 수 있게 됐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분석]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20조원 훼손… 노트7 단종했어도 명확한 원인 찾아야
입력 2016-10-1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