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생맥주 악취 왜?… 사측 “밀봉 패킹 불량 탓” 전문가 “효모 균주·공정 관리 문제”

입력 2016-10-12 18:54 수정 2016-10-12 21:11


악취 나는 맥주가 또다시 등장했다. 더구나 그 원인을 두고 해당사와 전문가 의견이 달라 공방이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12일 “클레임이 제기된 것은 지난달 전주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시중에 남아 있는 5000통 전량을 수거했다”면서 “맥주 자체가 아닌 용기의 문제이지만 장기보관 시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수거 및 교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판매된 일부 맥스 생맥주에서 역한 황 냄새가 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달아 나오자 지난 7일부터 문제의 맥주를 회수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해당 제품을 확인한 결과 생맥주를 보관하는 용기인 ‘케그(Keg)’의 부속 중 내부 밀봉용 패킹이 불량해 발생한 것으로, 맥주 자체가 아닌 용기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생맥주는 스테인리스 통에 담겨서 나오는데 여기에 사용된 밀폐용 고무 패킹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하이트의 해명이다. 맥스 맥주 통에는 가는 고무패킹을 쓰는데 하이트 맥주 통에 사용하는 두꺼운 고무패킹이 들어가면서 균열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원료 관리를 소홀히 했거나 공정관리를 잘못해 몸에 해로운 황화수소 성분이 맥주에 잔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관리를 잘못해 기능이 떨어진 효모균주를 사용해 황화수소가 더 많이 생겼거나 발효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킬 때 황화수소도 같이 빠져나가게 하는데 이 공정에 문제가 생김으로써 냄새가 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 중이서 자세한 말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케그 이음새 밀폐 부분에 문제가 생겨 공기가 유입되면서 변질돼 이취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밀폐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기가 유입되었다고 해도 맥주가 부패하지는 않는다.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 거품이 줄어들고 맛이 없어질 뿐”이라고 반박했다.

11일 현장조사를 실시한 식약처는 앞으로 생맥주 원료인 효모의 관리와 제조 공정, 유통 단계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하이트 맥주는 이번 맥주 냄새 파동에 대해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냄새나는 맥주 1차전을 바로 이 회사 직원이 촉발했기 때문이다. 2014년 8월 하이트진로 직원 안모씨가 SNS 단체 대화방에 경쟁업체 맥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나고, 몸에 해롭다는 내용을 올렸다. 당시 식약처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산화취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산화취는 현행 식품첨가물공전에 등재된 합성착향료로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된 황화수소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