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초선 의원들로 구성된 ‘개혁·쇄신 모임’(가칭)이 12일 출범했다. ‘정치 개혁’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을 주축으로 한 모임이어서 당 내부나 현 정부를 겨냥한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 18명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정치권의 쇄신, 혁신이라는 새로운 바람 일으키자”며 매주 한 차례 정례 회동을 갖기로 뜻을 모았다.
모임을 주도한 정종섭(사진) 의원은 “과거 의원들이 자신이 속하지 않은 상임위의 법안에 대해 잘 모른다고 국회를 비판했는데 저도 국회에 들어와 보니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기성 정치에 물들지 않고 세비를 받는 만큼 국민의 대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 등은 새누리당 초선 의원 46명 전원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했다. 정치 현안을 논의할 뿐 아니라 외부 강사를 초청해 공부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모임이 미래연대, 새정치수요모임, 민본21 등으로 이어졌던 새누리당 내 소장파 모임으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출범한 모임이 박근혜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 의원과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경욱 의원,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던 추경호 의원 등 대부분 친박 의원들로 꾸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모임이 당내 현안보다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비롯한 의원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 혁신 과제를 논의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친박 성향의 초선 의원과 비례대표가 대다수인 모임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성향 자체가 친박으로 기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4·13총선과 8·9전당대회를 거치며 소장파라고 부를 만한 의원들이 자취를 감추거나 위축됐다는 얘기다. 수도권 한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혁신 또는 쇄신파라고 부를 만한 세력이 남아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초선 모임을 파벌로 분류하는 것은 맞지 않고 계파를 따지는 것 자체가 후진적 사고”라며 “여당 의원이지만 정부 정책에 잘못이 있으면 비판하고 제대로 된 대안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일부 의원은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목표로 한 투쟁을 이끈 당 지도부의 대응이나 전략이 삐걱댔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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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초선들 “할말은 하겠다” 혁신 깃발 들었지만…
입력 2016-10-12 18:09 수정 2016-10-12 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