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소녀 아야의 생사 넘나든 48시간

입력 2016-10-13 00:02

아야(8·왼쪽 사진)의 흐느낌은 그칠 줄 몰랐다. “그냥 집에 있었어요. 근데 지붕이 무너졌어요.” 뒤통수에 흐르는 피는 머리카락을 적셨고 이마와 코, 어깨에는 상처가 났다. 계속해서 “아빠, 여기로 와주세요”라는 말만 반복했다.

아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에서 150㎞ 떨어진 탈비세 지역 돌무더기 틈에서 구조됐다. 현지 활동가는 탈비세에 세 차례 공습이 이어져 최소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공습이 누구 소행인지 드러나지 않았다. 아야의 부모와 동생도 무사해 가족은 재회했지만 집이 무너져 당분간 임시 거처에서 살아야 할 형편이다. 안타까운 소식은 탈비세 미디어센터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은 아야가 치료받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공습 전날 학교에서 찍은 아야의 사진(오른쪽)도 함께 실었다. 사진 속 아야는 단정한 매무새에 똘똘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생사기로를 오간 아야의 48시간은 지난해 터키 보드럼 해변에서 발견된 에일란 쿠르디(3), 지난달 폭격을 맞고 구조된 뒤 차마 울지 못했던 옴란 다크니쉬(5)의 사진처럼 다시 한번 세계를 숙연하게 했다.

각국이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으지만 끝은 보이지 않는다. 영국 BBC방송은 11일 알레포에 시리아정부군과 러시아군의 공습이 이어져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2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러시아 전투기가 방공호를 뚫고 들어가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폭격을 맞은 알레포에는 구급차가 11대만 남았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번 공습은 지난달 미국과 러시아의 휴전합의가 무산된 이후 가장 강력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반군도 시리아군 통제에 있는 알레포 서부를 공격해 4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 시리아 국영 매체에 따르면 남부 다라에선 초등학교가 반군의 로켓포 공격을 받아 어린이 5명 등 6명이 세상을 떠나고 최소 25명이 다쳤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