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한 살의 촉망받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사진)씨가 12일 오전 급성심정지로 사망했다.
부산 강서경찰서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따르면 권씨는 전날 지인의 집에서 소량의 정종을 마신 뒤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호흡이 멈춘 상태로 발견됐다. 권씨는 이날 저녁 부산문화회관에서 예정된 움챔버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공연을 위해 전날 서울에서 내려와 리허설을 했다.
119구조대가 권씨를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그의 소지품에서 부정맥과 관련된 약을 발견했지만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늘 자가운전으로 이동하는 고인의 특성상 계속되는 바쁜 연주 스케줄이 건강에 큰 무리를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권씨는 한국 음악영재 1세대로 통한다. 세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아홉 살 때 러시아 유학을 떠나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을 졸업했다. 열아홉이던 2004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파가니니 콩쿠르와 칼 닐센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클래식계의 촉망을 받았다. 독주자 및 협연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편 실내악에 큰 애정을 쏟았다. 2012년 안양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 강단에 서기도 했다.
권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SNS에는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움챔버오케스트라는 창단연주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빈소는 13일 서울 보라매병원에 마련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영재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택시 안에서 급성심정지로 사망
입력 2016-10-12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