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 vs ‘양파고’… 13일부터 준PO 5전 3선승제

입력 2016-10-12 18:41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맞붙는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는 ‘양파고’와 ‘염갈량’의 맞대결이다. 독특한 별명을 가진 지략가가 두 팀의 감독이다. 준플레이오프는 넥센의 홈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된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돔구장 포스트시즌 경기다. 빼어난 전술로 승리를 쟁취하는 양 팀 수장의 두뇌 싸움에 따라 가을야구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LG 양상문(55) 감독은 올 시즌 양파고라는 별명을 얻었다. 양 감독의 성씨인 ‘양’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합성어다. 양 감독은 올해 정확한 투수 교체 타이밍과 적재적소에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 기용했다. 실제로 양 감독은 아마추어 5급 수준의 바둑 실력 보유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LG는 정규리그 9위였다. 거의 꼴찌나 다름없었다. 리빌딩 과정에서 자연스레 찾아온 과도기였다. 양 감독이 지휘한 리빌딩으로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를 4위로 마감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물리치고 기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양 감독의 전술은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도 빛났다.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된 가운데 승부처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결국 8회와 9회 대타와 대주자로 경기에 나선 김용의 서상우 황목치승 등의 활약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양 감독은 12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중압감을 분명 이겨냈을 거라 믿는다”며 “팀 전체가 여유를 가지면 우리가 가진 실력을 극대화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출사표를 내던졌다.

넥센 염경엽(48) 감독은 ‘염갈량(염경엽+제갈량)’으로 명성을 떨친 지 오래다. 올해도 야구계의 제갈량은 강정호 박병호 유한준 등 거포들이 빠져나간 타선에 발 빠른 선수를 중용해 출혈을 막았다. 고종욱 서건창 김하성 임병욱 유재신 박정음에 이르기까지 기동력을 갖춘 선수들을 상·하위 타순에 적절히 배치했다. 부족한 장타력을 빠른 발로 메운 셈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유력 꼴찌후보로 분류됐던 넥센은 당당히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해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위치에 섰다. 넥센은 올 시즌 LG와의 맞대결에서 6승 10패로 열세다. 선발 마운드도 밀린다. 염 감독이 단기전에서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도 하나의 볼거리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선수와 코칭 스텝, 구단이 하나로 뭉쳐 이 자리에 섰다”며 “4번째 도전이기에 우리 선수들도 분명 목표가 있을 거다. 부지런하고 열정적인 야구, LG와 매너 있는 경기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준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13일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스캇 맥그레거(넥센)와 헨리 소사(LG) 두 선발투수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