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도 ‘샌더스 돌풍’이 불 수 있을까.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석패한 버니 샌더스(75·왼쪽 사진) 상원의원이 영국 정치권에서 부각되고 있다. 그가 오는 20일(현지시간) 치러질 런던 인근 옥스퍼드셔 휘트니 지역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친형의 선거운동을 돕고 나섰기 때문이다.
휘트니는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지역구였지만 그가 지난달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지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샌더스는 11일 휘트니의 녹색당 후보 래리 샌더스(82·오른쪽)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동영상에서 샌더스는 “영국정치는 잘 모르지만 형은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평생 사회정의, 경제정의, 인종평등을 위해 싸워온 휴머니스트”라고 소개했다. 이어 “래리가 당선되면 특권층만이 아닌 전체를 위한 정책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는 뉴욕 출생이지만 1969년 이민을 가 지금은 영국 시민이다. 미국서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졸업한 뒤 사회복지단체에서 일했고, 1980년 이후에는 정치권에서도 활동했다. 특히 1980년부터 20년간 노동당 소속이었지만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 노동당이 중도화됐다는 이유로 2001년 녹색당으로 옮겼을 만큼 샌더스 못지않은 강성 좌파다.
휘트니에선 보수당과 노동당 후보가 항상 1, 2위를 차지했고 녹색당은 지지율이 5% 안팎에 그쳐 래리가 이길 가능성은 적다. 다만 그가 두 자릿수 이상을 득표하면 사회평등 메시지가 영국서 확산되는 데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샌더스 돌풍’ 대서양 건널까… 친형 래리 녹색당 후보 출마
입력 2016-10-12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