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붓글씨 영문편지’ 두루마리… 동국대 국문과 70주년 행사서 첫 공개

입력 2016-10-12 19:05

한국문학의 거목 미당(未堂) 서정주(1915∼2000)가 생전에 직접 붓으로 쓴 영문 편지가 처음 공개됐다. 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는 과가 생긴 지 70주년을 맞아 14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호텔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또 오는 18일까지 동국대 중앙도서관 2층 전시실에서 특별전시회를 열고 미당의 친필 붓글씨 영문 편지(사진)를 선보인다.

서정주가 시인이자 번역가인 하버드대 데이비드 매캔 교수 앞으로 보낸 각각 영문과 한글로 된 편지다. 미당이 매캔 교수에게 자신의 작품인 ‘학이 울고 간 날들의 시’(1982)와 ‘안 잊히는 일들’(1983)에 대한 번역 작업을 의뢰하고 확인하는 내용이다. 사연도 사연이지만, 영문 편지와 한글 편지가 공히 1m 넘는 한지 두루마리에 직접 붓글씨로 썼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동국대 국문과 윤재웅 교수는 “미당이 영작 솜씨, 영어 붓글씨 모양새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희귀한 자료”라고 밝혔다. 편지는 소장자인 매캔 교수가 미당 탄생 100주년인 지난해 동국대를 방문해 기증했다.

이 밖에 양주동의 ‘조선의 맥박’, 신석정의 ‘촛불’ ‘슬픈 목가’, 조지훈(본명 조동탁)의 ‘조지훈 시선’, 서정주의 ‘화사집’ ‘동천’ 등 시집 초판본도 대거 나왔다.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