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거 트렌드 ‘핏 사이징’ 뜬다

입력 2016-10-12 17:21
핏 사이징이 적용된 포스코건설의 에코시티 더샵 3차 전용 84㎡ 안방 전경. 포스코건설 제공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평면을 지양하는 ‘핏 사이징(Fit-sizing)’ 아파트가 주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삶의 질이 보장되는 ‘적정 공간’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도 앞 다투어 핏 사이징이 적용된 아파트를 내놓으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핏 사이징은 부동산 개발회사인 ‘피데스개발’이 최근 발표한 2016∼2017년 주거트렌드 중 하나다. 무작정 규모만 줄이는 다운사이징과는 다른 개념으로, 불필요한 주택 규모는 줄이고 필요한 공간의 크기는 최대한 확보하는 설계를 뜻한다. 자녀가 1명인 3인 가족의 경우, 침실을 3개에서 2개로 줄이고 방 1개를 드레스룸으로 변경하는 것이 핏 사이징 설계를 적용한 예다.

핏 사이징 아파트의 인기는 1인 가구의 증가에 기인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전체 가구의 9%에 그치던 1인가구 비중이 지난해 27%로 늘었고 2020년에는 30%로 높아질 전망이다. 치솟는 전셋값 탓에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린 세입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적은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에 개인의 취향을 반영해 한정된 공간을 중대형 아파트처럼 활용하는 게 핏 사이징의 역할이다. 대표적인 핏 사이징 평면은 전용 61∼80㎡ 규모의 틈새 면적형이다. 최대 5베이 구조로 배치하거나 알파룸, 다락방 등 특화 설계를 도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핏 사이징 아파트는 이미 건설사의 주력 먹거리가 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전주 에코시티에서 공급하는 ‘에코시티 더샵 3차’의 경우 수요자의 가족 구성원을 고려한 핏 사이징 설계가 적용됐다. 소형 평형인 59㎡의 일부 타입은 3인 가족과 은퇴 부부 등을 고려해 안방과 연계된 침실 1개를 드레스룸으로 변경할 수 있다. 84㎡는 타입에 따라 알파룸을 팬트리로 구성하거나 팬트리를 룸인룸(room in room) 형태로 변경할 수 있도록 맞춤 설계가 이뤄졌다.

현대건설이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판교 모비우스’도 마찬가지다. 부지 특성을 활용해 모비우스 띠를 형상화한 외관 특화디자인으로 설계됐다. 3m 이상의 높은 천장고를 비롯해 3000㎡ 이상의 넓은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해 입주자의 생활 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선보인다. 양우건설이 용인시 고림지구에서 분양 중인 ‘용인 고림지구 양우내안애 에듀퍼스트’는 전용 84㎡ B타입에 5베이를 적용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전 가구에 가변형 벽체를 적용해 입주자의 취향에 맞게 평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침실과 침실 사이 벽체 뿐만 아니라 침실과 거실 사이 벽체도 가변형으로 계획해 원하는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중소형을 넘어 맞춤 설계가 가능한 핏 사이징 아파트는 저렴한 가격으로 넓은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1∼3인 가구인 경우 입주를 고려해 봄직 하다”고 조언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