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역사 소설 중 최고의 사랑이야기

입력 2016-10-12 21:19

성경 역사소설 중 최고의 사랑이야기로 꼽히는 왕연대기시리즈 2권이다.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의 배경은 남쪽나라 유대이다. 유대의 예루살렘에서 다윗 왕의 혈통이 이어졌다. 기원전 716년부터 687년까지 통치했던 히스기야왕의 삶에서 일어났던 사건 주변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책의 주제는 단연코 사랑이다. 사랑의 노래엔 다양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이 있다. 사랑뿐 아니라 믿음 소망 구원 자유 기적 고통 상처 기도 회복 인권 전쟁범죄 고난 등 인간의 파란만장한 주제가 망라돼 있다.

엘리아킴과 제루수아의 운명적 사랑이 큰 강물을 이루는데, 그 모습 또한 다양하다. 귀향 가능성 제로인 딸의 귀향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믿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사랑. 아들을 신뢰하며 친구같이 대해주는 사랑, 기꺼이 목숨을 내어주는 사랑, 하나님의 말씀으로 묶인 바위처럼 든든한 사랑,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에게 계산하지 않고 주는 사랑도 있다.

히스기야 왕이 사랑하는 유일한 아내 헵시바는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와 같다. 히스기야를 몹시 사랑하는 헵시바는 후계자를 주신다고 약속한 하나님의 말씀도 자신을 향한 남편의 사랑도 느긋하게 믿지 못하고 늘 안절부절 못한다. 1권 ‘신과 왕’에서 처럼 그녀는 위험천만해 보인다.

극악무도한 아리리아군인에게 잡혀가 지옥의 노예생활을 한 제루수아는 천신만고 끝에 귀향한다. 살짝 헝클어진 머리칼을 한 유능하고 지적인 젊은 공학도 엘리아킴과 불굴의 정신력의 소유자인 아름답고 현명한 소녀 제루수아의 순수하고 절절한 사랑이 시작된다.

여린 감수성의 엘리아킴과 극한의 대조를 이루는 잔인하고 끈질긴 인질범 이디나와 제루수아의 피 말리는 생존게임이 숨 막힌다.

엘리아킴과 제루수아의 사랑은 아프고 강렬하고 너무나 아름답다. 이 책이 기독교 소설 최고의 로맨스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이유다.

‘작은 새’로 불리는 제루수아는 자유를 상징한다. 제루수아 자체가 기적이고 증거이고 소망이다. 이 책은 형언할 수 없는, 때론 받아들일 수 없는 삶의 상처에 함몰되지 않고 승리하는 사랑이야기다.

저자의 초기 작품 ‘신과 왕’(왕연대기시리즈Ⅰ)은 히스기야왕의 25세까지의 이야기다. 불의 신 몰록에게 아이들을 산 채로 바치는 우상숭배가 판치던 시대의 충격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