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간편송금 ‘쑥쑥’… 핀테크 주도권 쟁탈전

입력 2016-10-12 00:03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서비스가 분기에 2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한국은행은 11일 핀테크 대표 주자인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분야를 새로운 전자지급서비스로 인정해 정식 통계에 편입했다고 발표했다. 금융과 ICT(정보통신기술)가 만난 핀테크 분야에서 모바일 플랫폼 쟁탈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은은 삼성페이 SSG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으로 유명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2분기 하루평균 80만5300건 사용됐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하루평균 207억2300만원의 이용 실적이다. 이는 1분기 하루평균 44만200건, 135억1850만원 이용에서 각각 82.9%와 53.3% 늘어난 결과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모바일 기기에 저장해 두고, 실제 거래 때는 비밀번호 입력이나 바코드 확인, 혹은 기기 접촉만으로 결제를 진행시키는 서비스다. 온라인 절대강자인 포털사이트 기반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물론 오프라인에선 마트 백화점 등 유통망을 갖춘 신세계의 SSG페이와 롯데의 L페이 등이 한은 통계로 삽입됐다. 휴대전화 제조업자인 삼성전자 역시 삼성페이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이들의 결제 총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온·오프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결제 액수의 1%에 불과한 수치지만, 앞으로 2∼3년간 실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연간 6조∼7조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제 1년 정도 지난 시점”이라며 “온·오프 매장과 단말기 등 고객과의 접점과 더불어 할인혜택 등이 추가돼야 성장 가능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간편송금 분야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나 SNS 아이디만 있으면 미리 충전해둔 돈을 계좌번호 없이 보내는 서비스인데, 이용금액이 1분기 하루평균 22억8780만원에서 2분기 46억5200만원으로 103.3% 급증했다.

기존 핀테크 업체가 만든 ‘토스’나 15개 국내 은행 및 우체국이 함께 만든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가 있음에도 은행별로 개별 플랫폼을 내놓는 추세다. 우리은행 위비캐시를 비롯해 KEB하나은행 N월렛과 IBK기업은행 IBK원페이가 한은 정식 집계 통계로 추가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간편송금의 경우 스마트뱅킹 고객을 빼앗길 수 없어 자체 은행 플랫폼 출시를 서두른 것”이라며 “간편결제 분야도 기존 PG(지급결제대행) 사업자의 은행 금융망 이용에 안주하지 않고 플랫폼 대체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