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중국 엔젤산업 시장을 잡아라

입력 2016-10-12 00:03
최근 중국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왕징(望京)에서는 한국산 유아용품을 사러 오는 중국인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관계자는 “한국 판매가의 1.5배, 중국 현지 제품의 2∼3배가 넘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한국 가게를 찾아 구강청결제, 분유 등 한국산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트라는 11일 ‘중국 엔젤산업 현황 및 유망 분야’ 보고서를 통해 매년 15%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엔젤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엔젤산업은 0∼6세 영유아와 7∼14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중국의 엔젤산업은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즈옌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엔젤산업 규모는 약 2조 위안(약 340조원)을 넘어섰다. 향후 15%의 성장세를 거듭해 2018년에는 3조 위안(약 51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엔젤산업의 성장 배경에는 중국의 ‘두 자녀 정책’과 외조부모·조부모·부모에 한 아이로 구성되는 ‘421가정 구조’, 중국 소득 수준 향상이 있다. 중국 정부는 올 1월 1일부터 두 자녀 정책 시행을 선포했다. 중국에선 매년 25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21가정 구조로 인해 80%의 일반 가정에서는 전체 지출의 30∼50%를 자녀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421가정은 조부모, 외조부모(4), 부모(2), 한 자녀(1)인 경우를 뜻한다.

위얼션치(育兒神器), 친즈유(親子遊) 등 엔젤산업과 관련된 신조어도 탄생했다. 위얼션치는 육아에 도움이 되는 신기한 상품이라는 의미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친즈유는 유아 여행상품으로 어린 자녀를 동반해야 하는 젊은 부부들이 선호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유아용품 수출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 새 6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우리나라 영유아 상품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26.4%에서 67.5%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상품별 수출 성장률을 보면 분유가 3.9배, 장난감이 2.5배, 유모차는 1.2배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시장 수입 점유율로 보면 우리나라 분유는 전체 시장의 3.5%, 완구는 2.29%에 불과하다.

코트라는 현재 우리나라가 진출한 분유, 기저귀, 아동복, 유모차, 아동용 카시트, 완구 등 6대 주력 품목과 7대 유망 분야를 동시에 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7대 유망 분야는 향후 유아 시장에서 성장할 상품들로 산후조리 서비스, 아이동반 여행, 영유아 의약품, 아동 사진촬영, 어린이용 스마트 안전상품, 영유아용 화장품, e-러닝을 꼽았다.

정광영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이 전체 수입 1위국임에도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엔젤업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낮은 편”이라며 “중국의 소비유턴 정책과 각종 검역 및 인증 강화 추세에 대비하고 엔젤산업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