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돌아가!(Go back to China!)”
지난 주말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난데없는 외침이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루를 향해 날아들었다. 루는 아내와 딸, 다른 아시아 출신 친구들과 식당에 가던 길이었다. 충격을 받은 루가 가로막아 서자 고함을 친 여성은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을 부르겠다고 위협했다. 그러고는 “개 같은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란 말이야”라고 다시 소리를 질렀다. “나도 이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맞받아치는 것 외에 루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10일(현지시간) 루는 이 경험을 자신이 기자로 일하는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전했다. 루는 인종차별 발언을 한 여성에게 공개서한을 썼다.
루는 “당신은 좋은 레인코트를 입었다. 애플 아이폰6 플러스를 가지고 있었다. 내 딸이 다니는 학교의 학부모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니까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며 운을 뗐다.
이어 “모를 수도 있겠지만 당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모욕은 아시아계 미국인의 가슴에 남을 것”이라며 “매일 같이 싸워도 ‘다르다’는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썼다.
루는 미국의 중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NYT에서 일하는데도 왜 그런지 ‘이방인(outsider)’이라고 느낄 때가 가끔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에서 온 게 아닌데, 왜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하느냐”는 일곱 살 딸의 물음과 “우리가 미국인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아내의 답변을 전했다. 루는 “당신이 이제는 이해하길 바란다”며 편지를 맺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월드 화제] “미국이 고향인데 왜 중국에 가야 하죠?”
입력 2016-10-11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