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동료를 동역자로… 바빠도 하나님과 교제시간 가져야”

입력 2016-10-11 20:31
폴 스티븐스 캐나다 리젠트칼리지 명예교수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에서 “크리스천 직장인들은 동료를 경쟁자보다는 동역자로 여기고 아무리 바빠도 하나님과의 교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온누리교회 제공

“동료들을 딛고 올라서야 하는 경쟁구조 속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회사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 온누리교회 양재성전에서 열린 남성부흥집회 ‘요셉행전’의 마지막 날 토크쇼. 남성 성도 2000여명이 좌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40대 중반의 남성이 주 강사 폴 스티븐스(79) 캐나다 리젠트칼리지 명예교수에게 이같이 질문했다.

스티븐스 교수는 “서비스를 향상시키려면 건전한 경쟁문화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선한 목적으로 경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려고만 하면 나쁜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사람을 짓누르기보다 열심히 일해서 인정받는 게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동료를 경쟁자보다는 동역자로 여기고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갖는다면 동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5일부터 시작된 요셉행전 집회는 일터에서도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과 소명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는 남성들을 위해 열렸다. 스티븐스 교수는 이들을 향해 일터에서의 리더십과 사명, 영성 등에 대해 강의했다. 마지막 날 토크쇼에서 남성 성도들은 주로 직장 회식, 일과 가정의 양립 등에 대해 질문했다.

스티븐스 교수는 ‘일터 신학’을 정립한 세계적 신학자다. 그의 저서 ‘일의 신학’은 전 세계 크리스천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는 6만여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대형교회에서 목회하다 사임한 후 목수 일을 배워 자비량으로 개척교회를 시작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리젠트칼리지에서 ‘일터 신학’과 리더십 분야의 명예교수로 봉사하고 있다.

스티븐스 교수는 취업난과 불공정한 세태 속에서 일터를 찾는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까. 그는 세미나 후 국민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을 만나는 등 정보를 얻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봉사를 하면서도 자신의 재능을 재발견할 수 있고 창업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든 안하든 의미 있는 일은 늘 찾을 수 있다”면서 “이웃에게 도움이 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그런 일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직장인들이 고민하는 회식 문화와 관련해선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시다 절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성적 유혹에 사로잡히기도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성적인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남성들은 가정의 품으로 들어가 아내와 돈독한 부부관계, 행복한 가정생활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술을 마시며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보다 평소 동료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 등에서 교제하거나 집에 초대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바빠도 하나님과의 교제 시간은 매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에 말씀 묵상과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일을 할 때는 매순간 하나님을 의지하며 동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주일에 근무를 해서 교회에 나가기 힘들다면 주일이 아닌 다른 날에라도 영적 공동체에서 예배를 드리고 주1회는 소그룹으로 영적 교제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터는 하나님이 부르신 곳”이라며 “열심히 정직하게 일해 신뢰를 주며 기회 있을 때마다 직간접적으로 하나님을 증거한다면 일터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