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대 음료업체 코카콜라와 펩시가 수년간 100곳에 달하는 보건 관련 비정부기구·민간단체에 수백만 달러를 지원해왔다고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소다(탄산음료)세 도입을 막고 탄산음료가 건강에 해롭다는 얘기도 안 나오게 하는 입막음용이었다. 비만 억지 정책인 소다세는 미국 일부 지역에서 도입한 뒤 탄산음료 소비가 급감했다.
코카콜라와 펩시의 입막음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NYT에 따르면 미 예방의학저널은 두 회사의 후원금과 로비자금 지출 내역을 추적했고, 돈을 받은 단체가 소다세 지지를 철회하거나 침묵한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
유명 구호단체로 아동 보건 업무도 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은 소다세 도입 캠페인에 적극 나서다 2010년 돌연 지지를 철회했다. 이 단체는 펩시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았고, 코카콜라한테서도 어린이 건강·교육 프로그램용 자금 지원을 바라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소다세 지지를 중단한 것은 특정 기업의 후원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미 영양·식이요법학회는 2012년 뉴욕시가 탄산음료 특대 사이즈 금지안을 내놨을 때 지지하지 않았다. 이 학회는 2012∼2013년 코카콜라로부터 87만5000달러를 받았다.
흑인과 히스패닉 사회의 비만율이 유독 높은데도 흑인지위향상협회(NAACP)와 히스패닉연맹은 탄산음료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코카콜라는 NAACP에 6년간 100만 달러 이상, 히스패닉 연맹에 4년간 60만 달러 넘게 지원했다.
듀크대 켈리 브라우넬 교수는 “음료업계는 사회공헌을 보건정책 저지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콜라의 로비… NGO 수년간 입 막아
입력 2016-10-12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