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기간 월급 전액 장애인재단에 기부한 의경

입력 2016-10-11 18:18
의무경찰로 복무하면서 받은 월급 전액을 기부한 유승기 수경(왼쪽)이 10일 서울 중구 한국장애인재단 사무실에서 이성규 이사장으로부터 기부증서를 받고 있다. 서울 성북경찰서 제공

전역을 나흘 앞둔 의무경찰이 그동안 받은 월급을 장애인 재단에 기부했다. 21개월 복무하는 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모은 340여만원에 사비를 보태 350만원을 채웠다. 그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서울 성북경찰서 공관경비대 소속 유승기(24) 수경은 마지막 휴가를 나온 지난 10일 한국장애인재단에 들러 장애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350만원을 기탁했다. 중국의 명문대인 칭화대를 졸업한 유 수경은 지난해 1월 입대한 뒤로 월급을 꾸준히 모았다. 전역한 뒤 의미 있게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의미’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의경 체육대회에서 축구를 하다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6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지면서 일상생활에서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됐다고 한다. 퇴원한 뒤 휴가를 나온 유 수경은 발달장애인 미술전시회를 보고는 마음을 굳혔다. 그는 11일 “화가를 꿈꾸는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 재단 이성규 이사장은 “군복무의 마지막을 따뜻한 나눔으로 마무리하는 유 수경의 마음에 감명 받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유 수경이 전달한 기부금은 장애인 재단의 장애인 전시회 지원 사업에 쓰인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