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을 나흘 앞둔 의무경찰이 그동안 받은 월급을 장애인 재단에 기부했다. 21개월 복무하는 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모은 340여만원에 사비를 보태 350만원을 채웠다. 그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서울 성북경찰서 공관경비대 소속 유승기(24) 수경은 마지막 휴가를 나온 지난 10일 한국장애인재단에 들러 장애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350만원을 기탁했다. 중국의 명문대인 칭화대를 졸업한 유 수경은 지난해 1월 입대한 뒤로 월급을 꾸준히 모았다. 전역한 뒤 의미 있게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의미’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의경 체육대회에서 축구를 하다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6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지면서 일상생활에서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됐다고 한다. 퇴원한 뒤 휴가를 나온 유 수경은 발달장애인 미술전시회를 보고는 마음을 굳혔다. 그는 11일 “화가를 꿈꾸는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 재단 이성규 이사장은 “군복무의 마지막을 따뜻한 나눔으로 마무리하는 유 수경의 마음에 감명 받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유 수경이 전달한 기부금은 장애인 재단의 장애인 전시회 지원 사업에 쓰인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복무 기간 월급 전액 장애인재단에 기부한 의경
입력 2016-10-11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