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기 싫었을까. 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1·미국·사진)가 복귀전을 12월로 늦췄다.
우즈는 11일(한국시간) 자신의 홈페이지(www.tigerwoods.com)를 통해 2016-2017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인 세이프웨이 오픈(현지시간 13∼16일·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 컨트리클럽) 불참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심사숙고 끝에 아직 PGA 투어에서 뛸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건강도 좋고 기운도 넘치지만 최고의 골퍼들과 경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불참 사유를 밝혔다.
우즈는 2014년 한 차례, 2015년 두 차례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는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을 끝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1년 2개월 만의 우즈 복귀전은 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우즈는 세이프웨이 오픈 프로암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한 조에서 경기를 치르기로 돼 있었다. PGA 투어 사무국은 대회 1, 2라운드에서 우즈와 필 미컬슨(미국)을 한 조로 묶는 등 흥행몰이에 나섰다. 대회 입장권 판매량은 두 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우즈의 불참으로 대회는 맥이 빠져 버렸다.
우즈는 11월 3일부터 열리는 터키항공 오픈도 불참한다. 하지만 12월 1일부터 바하마에서 타이거 우즈 재단 주최로 열리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 대회에는 출전할 계획이다.
우즈의 복귀 성공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브랜덜 챔블리 미국 골프채널 수석 해설위원인 11일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을 통해 “우즈는 철저하게 무너졌다”며 “몸도, 스윙도 모두 쇠락했다. 그는 입스(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몸이 굳는 현상)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즈를 6년 동안 지도한 교습가 행크 헤이니는 최근 미국의 한 TV 프로에 출연해 “우즈는 아직 우즈”라며 “충분히 훈련할 수 있는 몸 상태라면 대회에 출전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니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6년 간 우즈와 함께하며 메이저대회 6승을 합작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겸손해진 우즈
입력 2016-10-11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