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이 지난달 말 선출됐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의 건강한 변화와 더불어 신임 교단장들에 대한 바람도 남다르다. 국민일보와 C채널은 지난 7일 서울 강동구 C채널 본사에서 '2017 교단장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신임 교단장들과 특집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은 오는 19일 오전 9시, 21일 오후 7시, 23일 오후 11시 C채널에서 방영된다.
참석자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 김선규 목사 /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이성희 목사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유관재 목사 /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당선자 전명구 목사
사회 : 소강석 목사(새에덴 교회)
-소강석 목사=올해 주요 교단 총회 이슈는 다양했다. 그 중에서도 ‘교인 수 감소, 교회·목회자 수 증가’라는 교세 통계 결과가 눈길을 끈다. 다음세대를 교회로 인도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성희 목사=‘다음세대 위기’가 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사회 여러 여건들이 교회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른바 ‘탈종교화’ 현상이다. 하지만 지금이 오히려 교회 성장의 호기다. 다음세대를 위해 적극 투자해야 한다.
△전명구 목사=30∼40대가 교회를 떠나니까 자연적으로 교회학교 어린이가 줄어든다. 다음세대 문제는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다. 30∼40대가 교회에 나오도록 흡입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나아가 교단별로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함께 공유도 해야 한다.
-소 목사=이번 교단 총회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통합 관련 논의도 관심을 모았다.
△김선규 목사=현재 예장합동은 두 연합기관에서 모두 빠져 있는 상태다. 이번에 연합기구의 통합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 문제에 대해 임원회에 맡겼다. 구체안을 제시할 것이다.
△유관재 목사=기득권을 쥐려고 하지 말고 방법론에서 조금씩 양보하면 생각보다 통합이 쉬울 것이다. 우리 교단도 하나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 목사=빠른 시일 내에 두 단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나서 통합한다면 하나 되지 못할 것이다. 먼저 하나가 된 뒤에 그 다음 조건들을 맞춰 나가는 게 옳다. 우리 교단도 임원회에 이 문제를 맡겼다.
-소 목사=내년 부활절 연합예배 때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김 목사=그렇게 되길 희망한다. 모든 교단들이 함께 모여서 예수님의 부활을 함께 찬양하고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목사=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은 특별히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진보나 보수 따질 것 없이 각 교단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놓치지 말아야 한다.
-소 목사=한국교회의 하나 됨도 중요하지만 한반도 통일도 중요한 과제다. ‘피흘림 없는 복음적 통일’ 방안에 대해 얘기해보자.
△전 목사=감리교단에는 10개 연회가 있다. 그 중에 서부 연회를 중심으로 대북지원과 북한 선교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통일은 비용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십시일반 헌금을 통해 통일 비용을 준비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유 목사=교단 내 국내선교부를 통해 연구하고 있다. 통일 과정에서나 그 이후, 목회자가 북한에 들어가지 못할 상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평신도나 각 분야 전문가들을 교육·훈련시키는 사역 준비도 중요하다.
△이 목사=지금 신학생이나 목사가 과잉이라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통일이 되면 이들 모두가 북한 사역자가 될 수 있다. 우리가 그들을 지금 잘 품고 양성한 뒤에 북한에 파송할 준비를 해야 한다.
-소 목사=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대북지원사업이 다 끊겼다. 인도적 지원을 포기해야 하는 것인가.
△김 목사=현재로서는 채널이 없다. 정치적으로 경색된 국면부터 빨리 풀려야 한다. 교회가 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하지 않겠나.
△유 목사=지금은 지원 창구가 공식적으로 닫혀 있다. 하지만 ‘뒷문’을 열어놓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전 목사=인도적 차원에서 동족을 굶어죽게 놔둘 수는 없다. 한국교회가 정부에 대해 한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이 목사=이럴 때일수록 민간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그들을 살려놔야 나중에 전도를 할 것 아닌가.
-소 목사=국내 문제로 돌아가 보자. 인권으로 포장한 동성애 폐해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김 목사=가정과 교회, 사회를 파괴하는 악이다. 교단별 대처도 필요하지만 한국교회가 연합체를 구성해 함께 대처하는 것이 더 큰 힘이 있다.
△전 목사=성서적으로 먼저 동성애는 회개해야 할 사안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동성애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이들을 교육하고 치료받게 하는 데 교회가 나서야 한다.
△이 목사=심층적인 상담 치료를 통해 동성애자들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또한 ‘차별금지법’의 독소조항을 막아내는 데 한국교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 기독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일이 중요하다.
-소 목사=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 중이다. 교회나 목회자들도 무관치 않은데.
△김 목사=김영란법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교회나 목회자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구상 중이다. 임원회에서 논의할 것 같다.
△유 목사=교역자와 성도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교단도 임원회에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목회자나 성도들이 이 법에 대해 너무 몰라서 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 교단 차원에서 알릴 필요가 있다.
△이 목사=우리 교단은 간편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성도 매뉴얼도 준비 중이다.
-소 목사=내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교단 별로 그 의미를 되새기는 준비도 많을 것 같다.
△유 목사=총회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종교개혁 정신은 금권으로 권력화된 교회로부터 탈피한 개혁이다. 교회의 금권 권력을 무너뜨리는 계기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
△김 목사=종교개혁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세미나와 기도회 등을 준비 중이다. 특별히 형제 교단인 예장통합 교단과 함께 연합 행사를 갖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이 목사=교단 내부적으로는 11개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변화다. 지난 총회 때는 전 총회장들과 현직 총대들이 죄책을 고백했다.
△전 목사=한국교회는 중증환자다. 우리부터 치유하는 게 필요하다. 추락한 도덕·윤리를 회개하고 한국교회가 함께 연대해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를 치르면 좋겠다.
-소 목사=2017년 한국교회를 위해 권면의 말씀을 해주신다면.
△김 목사=우리는 미래를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의 역사와 인도하심으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우리 모두 믿음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경험하자.
△전 목사=‘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는 말씀을 기억한다. 성도는 교회 다닐 맛이 나고, 목사는 목회할 맛이 나는 교회를 이뤄가자. 모처럼 하나님이 껄껄걸 웃으시게 만들자.
△유 목사=위기가 기회다. 한국교회는 지금 갱신과 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다. 하나님 나라를 함께 만들 수 있도록 함께 하나되는 교회를 이뤄가자.
△이 목사=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을 바라볼 때 ‘당신이 믿는 그 하나님을 나도 믿어보고 싶다’ ‘당신이 나가는 교회에 나도 나가고 싶다’라고 고백하는 그런 교회와 교단을 만들어 가는 데 함께 힘을 쏟자.
정리=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신임 교단장에게 듣는다] "北 주민 살려야 전도할 수 있지 않나… 인도적 지원 절실"
입력 2016-10-11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