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많으면 열심히 일할까… 현실적 계약이론 정립

입력 2016-10-10 21:26 수정 2016-10-11 00:27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올리버 하트(68) 미 하버드대 교수와 벵트 홈스트롬(67)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상금으로 800만 크로나(약 11억원)를 절반씩 나눠 갖는다.

두 수상자는 현실적인 경제 환경에서 최적의 계약조건을 찾는 ‘불완전 계약 이론’을 정립해 오래전부터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꼽혀 왔다. 하트 교수는 미국시각으로 새벽 4시40 잠에서 깨어 침대에 누운 채 올해도 수상에 실패한 줄 알았다가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왕립과학원은 전했다.

일반적인 계약이론은 모든 정보가 공개된 것을 전제로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보의 불평등과 계약 전후의 입장변화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 투자자와 최고경영자(CEO), 직원과 회사 등 다양한 관계에서 현실적인 최적의 계약조건을 연구한 게 불완전 계약이론이다.

파업을 부른 성과연봉제나 은행 주도의 구조조정도 이 이론과 관련돼 있다. 성과급여 즉 인센티브가 많을수록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할까? “기업의 성과는 시장 상황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히 성과에만 의존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보다는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과 상대적인 성과를 급여와 연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위험이 큰 산업일수록 인센티브보다는 고정적인 급여를 더 늘려야 하고, 안정적인 분야에서는 성과급을 늘리는 것이 낫다.”(왕립과학원의 불완전 계약 이론 해설)

기업도 평상시에는 창업자가 직접 소유하고 경영하는 것이 최고의 효과를 낳지만 경영이 어려울 때에는 투자자(채권자)가 주도하는 것이 더 낫다고 이론은 설명한다. 현대의 구조조정 법규와 절차는 이 틀에 맞춰 만들어졌다. 불완전 계약 이론은 교도소 민영화, 보험계약, 기업의 소유와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경제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하트 교수는 영국 출생이며 2014년 연세대 상경대 SK석좌교수를 맡기도 했다. 홈스트롬 교수는 핀란드 출생으로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종=유성열 기자,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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