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10일 우리 정부 당국자들을 잇달아 만나 대북 제재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파워 대사는 이날 오후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연이어 면담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 논의 외에도 북핵과 북한 인권 문제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워 대사는 우리 정부의 차기 주유엔 대사로 내정된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과도 첫 상견례를 가졌다.
파워 대사는 홍 장관과의 면담에 앞서 “북한 체제의 셈법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이야기하려고 이 자리에 왔다”며 “북한은 자국 국민을 돌보기보다 탄도미사일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뒤에는 “추가 결의안이 나오도록 24시간 노력 중”이라며 강력한 결의를 도출하고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최고위급에서도 노력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한·미 간에는 다양한 레벨에서 독자제재를 조율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지난 3월에 이어 훨씬 강력한 독자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워 대사에 이어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도 한국을 찾았다.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북한 문제를 놓고 미국 전·현직 고위 관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방한해 양국 수뇌부의 교감을 심화하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의 북한 교섭 창구 역할을 담당해 온 킹 특사는 이날 오후 입국했다.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의 추진을 앞두고 방한한 킹 특사는 통일연구원 포럼에 참석하고 관련 정부관계자들과도 면담을 할 예정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외정책 분야 핵심 참모인 셔먼 전 차관도 방한해 윤 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외교부는 “셔먼 전 차관이 북핵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조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차기 미 행정부에서도 한·미동맹이 공고히 발전하도록 가능한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北 핵·인권 발등의 불” 한·미 고위급 동시다발 논의
입력 2016-10-11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