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정책경쟁 시동… 安 ‘창업국가’ 호평, 文 ‘국민성장’ 혹평

새누리당 유승민(사진) 의원이 10일 야권 대권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경제정책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놓았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대해선 호평했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제3지대론’ ‘중간지대론’을 염두에 두고 안 전 대표에게 후한 점수를 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유 의원은 그러나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제3지대에 가지 않겠다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면서 “안 전 대표가 야당에서 처음으로 경제 문제에 대해 ‘공정’ 이슈에서 벗어난 주장을 펼친 것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전 대표가 밝힌 창업국가론을 언급하며 “전적으로 공감한다. 창업하면 부자 된다는 꿈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드는 게 제가 주장하는 혁신성장론의 요지”라고 밝혔다. 또 “안 전 대표가 그동안 주장해온 ‘공정성장’에서 벗어나 ‘창업국가’를 말하기 시작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여야를 떠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큰 전략과 구체적인 해법을 찾아나서는 일은 평소 늘 주장해 오던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 정치’의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유 의원은 그러나 문 전 대표가 밝힌 ‘국민성장론’에 대해서는 “기존의 소득 주도 성장을 벗어나지 못한 분배론일 뿐”이라며 “성장의 해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야권의 성장론에서 성장의 진정한 해법은 찾아볼 수 없다”며 “복지와 분배에 대해서는 저 역시 ‘중(中) 부담, 중(中) 복지’로 우리 형편에 맞는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가자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의 입장 표명은 대선 정국을 앞두고 구체적인 정책 경쟁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와 정책 토론에 나서면서 경제·안보 전문가인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고,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유 의원이 차기 대선 주자 선두 그룹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문 전 대표를 비판하며 중도 진영의 정책연대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