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골목길에 적용된 ‘범죄예방 디자인’과 어르신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건강 디자인’에 이어 ‘학교폭력예방 디자인’까지….
디자인이 단순한 예술활동이나 산업적 응용에 머물지 않고 도시 문제의 해결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는 도봉구 방학중학교와 인근 통학로에 놀이로 청소년의 소통기회를 넓히고 다양성의 이해를 높여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PLAY@방학’ 디자인 조성사업을 마치고 본격 운영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대상 지역 환경을 조사·분석한 결과 문화시설과 놀이시설이 부족해 학생 대부분이 방과 후 여가시간을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할애하고 이로 인한 대면 소통단절, 공감능력 부족 등이 학교폭력 증가의 근본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이를 디자인으로 해소하고자 개발한 것이 ‘PLAY@방학’ 솔루션이다.
우선 ‘PLAY@박스’가 방학중학교 인근 도깨비공원에 설치된다.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한 것으로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놀이문화공간이다.
도깨비공원 내 운동장 한켠에는 ‘PLAY@테이블’이 마련됐다. 바둑판과 체스판, 장기판이 그려져 있는 2·4·6인용 테이블 3세트가 설치돼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판으로 활용하고 운동장에서도 신나게 놀 수 있도록 놀이용품들을 갖췄다.
‘PLAY@아트월’은 어둡고 빛바랬던 방학중학교 담벼락에 알록달록 밝고 유쾌한 디자인을 입혔다. 특히 미술에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 학생 작품을 기부받아 만든 것이어서 의미가 더했다.
통학로 내에 우범지역으로 파악된 곳에는 ‘도깨비공원에서 함께 놀자’는 메시지와 약도를 넣은 그래픽을 그려 학생들이 밝은 곳에서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도록 유도한다.
서울시는 올해 시범대상지로 송파구(배명중)와 성북구(장곡초)를 선정해 현재 디자인 개발 중이며 내년 상반기 2개 지역을 추가로 선정하는 등 사업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예술·산업분야 넘어 학교폭력 예방… 디자인이 세상을 바꾼다
입력 2016-10-10 21:33 수정 2016-10-11 0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