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화물 42% 발묶여… 油化·기계·車부품 수송 타격

입력 2016-10-11 00:04
경기도 의왕 컨테이너기지가 10일 오가는 차량 없이 텅 비어 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화물차 수급조절제와 지입제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면서 수출입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의왕=이병주 기자

철도노조에 이어 화물연대본부가 10일 파업에 들어가 화물 수송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우려할 정도의 물류대란은 없었다. 정부는 파업 참가자가 많지 않은 데다 대체 차량을 확보한 만큼 운송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파업 참가율이 높아지거나 비화물연대 차주의 영업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화물연대 파업을 ‘명분 없는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운송 거부를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강 장관은 “화물연대가 비현실적인 주장을 되풀이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국민불편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 명분 없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출정식에는 부산북·신항에서 각각 1700명, 1300명과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 ICD)에서 900명 등 총 3900여명이 모였지만 경찰과의 마찰은 없었다.

정부는 현재까지 파업으로 인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토부 이승호 교통물류실장은 “보통 일요일은 휴무이고 월요일 아침 배차 지시가 내려져 오후부터 준비를 해서 출발한다. 아직은 운송 거부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운송업체에 미리 일을 못한다고 알린 경우도 있어 업체는 다른 운송 차량을 수배해 운송 문제를 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운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물연대 부산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출정식에 참여한 뒤 부두별로 선전전에 나섰다. 부산항의 하루 평균 컨테이너 처리량은 신항, 북항을 합쳐 3만8322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다.

광양항도 조합원 10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해 하루 반출입 물동량 6470TEU 중 3743TEU(57.9%)만 비상 수송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자체 동원 가능한 차량 178대, 군부대 지원 차량 5대 등 183대를 대체 운송 차량으로 투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만기 제1차관 주재로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돌입에 따른 대책회의를 가졌다. 산업부는 주요 수출품목 중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등에서 화물연대 소속 차량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파업의 영향을 일부 받을 것으로 봤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총파업을 앞두고 노조원들이 사전에 운송업체에 배송 불참을 알린 경우는 운송 거부에 포함하지 않았다. 배송에 참여하지 않은 노조원들이 운송 거부로 이어갈 수도 있다. 일부 비노조원들도 파업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출정식에 조합원은 물론 비조합원도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철회’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화의 여지는 남겨뒀다.

이 실장은 “과적 단속 강화나 지입계약 유지 규정 등의 요청 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부산·의왕·광양=윤봉학 강희청 김영균 기자 y27k@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