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매튜’가 휩쓸고 간 아이티에서 9일(현지시간)부터 복구 작업과 구호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주택이 무너지고 전기와 수도 등 인프라도 크게 파손돼 정상적 삶을 회복하는 데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매튜는 현재 아이티에 1000명 이상, 미국 남동부에 최소 19명의 사망자를 남긴 채 대서양으로 빠져나갔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엔과 국제 구호단체는 헬기로 식품과 의약품을 전달했다. 특히 미국은 위생박스 2만개, 담요 4만장, 조리용품 1만8000세트 등 구호물품 480t을 실어 날랐다.
하지만 구호활동은 피해가 가장 컸던 남서부에 집중돼 여전히 다른 지역에선 식량난을 겪고 있다. 도로가 파손돼 차량이 피해지역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도 구호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맨손으로 파손된 콘크리트를 치우는 실정이다.
워낙 방대한 지역이 피해를 입어 구조 활동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주민은 무너진 집 더미에서 스스로 흙을 헤치고 빠져나왔다.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 곳이 많아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그렇다고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서부 제러미 지역에서는 일요일을 맞아 마을 사람들이 무너진 교회에 모여 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불렀다. 주민들은 살아남은 것에 감사하며, 힘들지만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80세 할머니 엘리제 피에르는 “나와 가족이 살아남은 것은 하나님의 은총 덕분”이라고 말했다. 무너진 마을에서는 집을 고치는 망치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허리케인 난타당한아이티 구호 본격화
입력 2016-10-10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