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꿈은 ‘간호사’입니다. 저도 커서 이모들처럼 나누며 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경기도 안산농업협동조합에 근무하는 조연정(40·여)씨는 최근 두툼한 봉투를 한 통 받았다. 봉투 안에는 안산시 단원구 와동에 있는 그룹홈(공동생활가정) ‘아이들세상 함박웃음’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얼굴사진과 함께 자신의 꿈과 고마움을 깨알 같은 글씨로 쓴 카드가 들어 있었다.
조씨를 포함한 안산농협 여직원 50여명은 10여년 전 친목도모를 위해 여직원회 ‘한사랑’을 만들었다. 회원들은 4∼5년 전부터는 “지역사회가 좀 더 따뜻한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보자”며 다양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소년소녀가장과 숱한 사연으로 가정이 해체된 아이들이 모여 사는 ‘아이들세상 함박웃음’에 남다른 사랑을 쏟았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거나 문화탐방 등을 하며 따뜻하게 다가갔다. 명절에는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안산농협 직원을 대상으로 책 모으기 운동을 벌여 300여권의 책을 기증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색해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이모라 불렀다.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긍정의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됐다.
조씨 등 회원들은 “지난 추석에는 바빠서 선물만 준비해 보냈는데 이렇게 감동적인 카드를 받았다”며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고 말했다.
‘한사랑’은 물론 안산농협 임직원은 지역의 소외계층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역이 밝고 희망이 있어야 안산농협의 발전이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여성복지과를 따로 둬 고향주부모임과 농가주부모임 등 2개 모임 100여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고향주부모임은 불우한 청소년 돕기와 다문화가정 지원 사업을, 농가주부모임은 독거노인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돌봄 봉사를 하는 등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산농협은 봉사에 드는 비용을 상당부분 부담하고 이들 모임 참가자들은 시간과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박경식(56) 조합장은 “직장을 가족적인 분위기로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도 직원들이 사회공헌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격려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지역사회가 밝고 희망이 있어야 우리 직장도 발전한다고 믿어요”
입력 2016-10-10 20:49